[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새 시즌을 준비 중인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공격과 수비에서 극명한 온도 차를 드러내고 있다.
4일(한국시간) 미국에서 열린 친선대회 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서머 시리즈 마지막 경기를 치른 맨유는 에버턴과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맨유는 2승 1무로 PL 서머 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맨유는 이번 프리시즌 처음으로 브루누 페르난데스, 마테우스 쿠냐, 브라이언 음뵈모를 동시에 선발로 투입했다. 3-4-3 포메이션에서 세 선수가 스리톱을 구성했고 디오구 달로, 마누엘 우가르테, 코비 마이누, 아마드 디알로가 미드필드에 배치됐다. 루크 쇼, 마티아스 더리흐트, 레니 요로가 스리백에 섰고 알타이 바이은드르가 골문을 지켰다.
이날 실전 경기에서 처음 발을 맞추는 페르난데스, 쿠냐, 음뵈모의 호흡은 인상적이었다. 전반전 맨유의 공격은 세 선수가 이끌었다. 포메이션상 쿠냐가 최전방에, 페르난데스와 음뵈모가 양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는데 세 선수는 경기 중 유기적으로 위치를 바꿔가며 플레이했다.
전반 초반부터 맨유의 새로운 공격 조합이 위력을 보였다. 전반 5분 음뵈모가 중원에 있는 페르난데스에게 볼을 넘기며 역습이 시작됐다. 페르난데스는 음뵈모의 움직임으로 창출된 측면 뒷공간을 향해 전진 패스를 찔러넣었다. 이후 쿠냐가 슈팅으로 역습의 마침표를 찍었지만, 정확도가 떨어졌다.
맨유의 공격 작업은 시종일관 날카로웠다. 페르난데스, 쿠냐, 음뵈모의 삼각 패스로 다시 한 번 공간이 열렸다. 전반 17분 볼을 이어받은 디알로가 박스 안에서 파울을 얻어내며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페르난데스는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24분에는 페르난데스가 메이슨 마운트의 감아차기 골을 직접 돕기도 했다.
이날 맨유의 새로운 공격 조합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 충분했다. 페르난데스, 쿠냐, 음뵈모 스리톱은 골문을 위협하는 장면을 자주 연출했고 페널티킥 골에서도 기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음뵈모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아웃되며 스리톱은 전반 45분까지만 호흡을 맞추게 됐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새 시즌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이끌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공격진의 활약과 달리 맨유 수비진들은 경기 내내 불안한 모습을 일관했다. 2골을 뽑아낸 완성도 높은 공격 전개에 비해 이날 맨유가 범한 2실점은 모두 우스꽝스러웠다.
실점은 모두 수비 집중력 문제에서 비롯됐다. 전반 막판 우가르테가 후방에서 공을 끌고 나가다 비탈리 미콜렌코에게 공을 뺏겼다. 이후 이드리사 게예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일리망 은디아예가 원터치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우가르테의 턴오버도 문제였지만 게예의 크로스를 따라가는 맨유 수비진은 공격수인 페르난데스뿐이었다. 후반 29분에는 중원에서 페르난데스가 볼을 잃어버렸고 에버턴의 역습이 진행됐다. 집중력을 잃은 맨유 선수단은 허겁지겁 수비 복귀했고 이때 디알로의 어설픈 클리어링이 자책골로 연결됐다.
반쪽짜리 경기력에 주장 페르난데스가 분노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경기력이 좋지 않았고 게으른 모습이었다. 게으름은 언제든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을 피하고 싶다. 맨유에서는 경기장 안팎에서 어떤 잘못도 용납할 수 없다”라며 선수단의 어수선한 플레이를 꼬집었다.
수비 불안은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렵다. 맨유의 프리시즌 일정은 단 1경기만을 남겨두고 있고, PL 개막이 불과 2주 앞으로 다가오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다행히 아직 여름 이적시장은 열려 있다. 스포츠 전문 매체 ‘애슬레틱’에 따르면 맨유는 추가 영입을 위해 동분서주 중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수비형 미드필더, 센터백 등 추가 수비 자원의 영입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사진=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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