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이재명 정부 내각의 마지막 퍼즐인 여성가족부 장관과 교육부 장관 인선이 지연되고 있다. 앞서 강선우·이진숙 후보자가 각종 논란 끝에 낙마한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간이 더 지연될 경우 국정 수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이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여름휴가가 끝나는 오는 주말께 후보자 지명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여러 인사가 하마평에 오르는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의 이름이 다수 거론되고 있다.
여가부 장관 후보자, 남인순·김한규 민주당 의원 하마평
'야당과 협치' 정춘생 혁신당·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도 가능성
친명계 서은숙 전 최고·여성 전문가 권인숙 전 의원도 물망
여성가족부 장관은 과거 정부에서 그다지 주목 받지 못했다. 하지만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던 강선우 민주당 의원이 각종 갑질 논란 끝에 낙마함에 따라 이번 인선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도덕성'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때문에 이미 검증된 현역 의원이 후보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재 여가부 장관 후보자로 거론되는 인사는 5명 정도다. 현역 의원으로는 남인순 민주당 의원과 김한규 민주당 의원, 정춘생 혁신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남인순 의원은 인천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여성 관련 시민단체들에서 30년간 여성운동을 전개한 여성·노동운동가 출신이다.
21~22대 총선에서 민주당 험지로 꼽히는 송파병에서 당선될 정도로 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하지만 그는 과거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당시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이라 지칭하는 등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어 장관 후보가 된다면 다시 논란이 될 수 있다.
김한규 의원은 현재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다. 다만, 현재 19개 정부 부처 중 여성 장관이 3명뿐이어서 여가부 장관 자리에 남성을 앉히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이 '여성 장관 비율 30%'라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야당과 협치'라는 상징으로 정춘생 혁신당 의원이나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를 발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춘생 의원은 이재명 정부 내각에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 제주 출신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창당한 새정치국민회의 사무처 당직자로 시작해 여성국에서 근무를 시작한 '여성통'이다. 2021년 문재인정부에서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을 지내며 여성가족부 현안에 정통한 것도 강점이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만 26세의 나이로 노동당 비례대표에 도전했지만 낙선했다. 이후 노동당을 탈당해 기본소득당을 창당했으며 21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 비례 후보로 등록해 당선됐다. 이후 다시 기본소득당으로 복당했다.
전직 의원 중에서는 서은숙 전 최고위원과 권인숙 전 의원, 정춘숙 전 의원도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서은숙 전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이 처음 민주당 대표가 된 2022년 당시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된 대표적 친명계 인사다.
그는 이 대통령의 정치 철학에 대한 이해가 깊고 다양한 행정 경험이 있어 여가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 개편하려는 이번 정부의 기조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권인숙 전 의원은 1987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부천 성고문 사건' 피해자이자 여성학 전문가로 꼽힌다.
미국에서 여성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성폭력상담소 '울림'의 소장과 서울시 인권위원회 부위원장,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 등을 지냈다. 21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입성한 뒤 여가위 위원으로 활동하며 낙태죄 완전 폐지 법안과 '양성평등' 용어 개정안 등을 발의해 여성 정책과 권리 신장에 힘썼다.
정춘숙 전 보건복지위원장은 1992년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여권신장 운동을 시작했다.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와 한국여성단체연합 여성인권위원장, 국가인권위원회 성차별조사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23년간 여성운동에 매진했다.
20대 국회에서는 보건복지위원회와 여성가족위원회에서 활동했고, 21대 국회 전반기 여성가족위원장을 지냈다.
교육부 장관, '청년' 백승아 '교육 전문가' 강경숙 '친문' 박경미 거론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는 백승아 민주당 의원과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 박경미 전 민주당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백승아 민주당 의원은 1985년생 '청년 정치인'이라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경기도와 강원도에서 17년간 교편을 잡았고 2020년에는 강원교사노동조합을 직접 창립하고 강원 교사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앞장섰다. 교사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을 역임했고, 서울 서이초 사태 당시엔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으로서 성역 없는 수사와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제2의 서이초 사태를 막는 데 힘썼다.
강경숙 혁신당 의원은 유·초·중·고등교육 현장을 두루 거친 교육 전문가이다. 현재는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과거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 해외사업부와 은평학교 특수교육 교사, 교육부 국립특수교육원 교육연구사, 원광대학교 중등특수교육과 교수, 미국 워싱턴대학교 특수교육과 연구교수 등을 역임했다.
박경미 전 민주당 의원은 서울대학교 수학교육학 학사를 졸업하고 수학교사 생활을 했다. 이후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대학원 수학교육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일하다 충북대힉교와 홍익대학교에서 수학교육과 교수로 재직했다.
민주당에서는 대변인과 원내대표단 소통부대표, 정치발전위원회 간사, 젠더폭력대책특별위원회 위원, 혁신성장추진위원회 위원, 원내대변인 등을 맡았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청와대 대변인을 역임한 '친문' 인사다.
이 외에도 안민석 민주당 전 의원과 박백범 전 교육부 차관,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 성기선 전 평가원장 등이 차기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제주 및 충청 등 지역 인사 중용 가능성
일각에서는 이재명 정부 1기 내각에 아직 한 명도 없는 제주와 충청권 출신 인사를 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언급한 대로 여가부 장관 후보자로 거론되는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은 제주 출신이다.
이에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는 충청 출신인 박백범 전 교육부 장관 지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지역에서 나오고 있다.
충남 천안병을 지역구로 하는 이정문 민주당 의원은 "지역에서 충청 홀대란 말이 나오지 않게 알아도 보고 천거도 하고 있다"며 "대통령실이 충청의 의견을 잘 담아낼 수 있도록 여러 경로를 통해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대전·충남 교사 노조 3곳은 박 전 차관을 교육부 장관으로 지지한다고 4일 밝혔다.
세종교사노동조합, 대전교사노동조합, 충남교사노동조합은 공동 성명서를 내고 "박백범 전 차관을 대한민국 교육 정상화와 교권 회복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한다"고 발표했다.
박 전 차관은 행정 고시에 합격해 교육부 대학지원실장과 기획조정실장, 대전·서울시 교육청 부교육감을 거쳤다. 2014년 교육부 기획조정실장 재직 당시 역사교육지원팀을 이끌며 박근혜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반대하고 검정 교과서 강화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에는 문재인 정부 초대 교육부 차관으로 발탁됐다.
교사 노조들은 "현재 이재명 정부 내각에는 충청권 출신의 신규 장관이 단 한 명도 없어 '충청 홀대론'이 거세다"며 "충남 금산 출신인 박 후보자의 교육부 장관 임명은 충청 민심을 회복하고 교육 정책의 안정성과 지역 균형 발전을 실현하는 결정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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