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방산부문, 29년 만에 파업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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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방산부문, 29년 만에 파업 돌입

폴리뉴스 2025-08-04 11:58:40 신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글로벌 항공우주산업의 대표 주자 보잉의 방산 부문이 29년 만에 파업에 돌입했다.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 위치한 방산 사업장 소속 노동자 약 3,200명이 임금·복지 협상 결렬로 인해 4일(현지시간) 자정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가며 방산 생산라인 중단에 따른 군사 공급망 차질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번 파업은 방산 부문에서 지난 1996년 이후 처음 발생한 사례로 보잉의 군수 사업 운영과 수출 일정에 직결될 수 있는 중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파업의 주체는 국제기계항공노동자연맹(IAM) 837지부 소속의 조합원 3,200여 명으로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및 일리노이주 매스커토 지역의 방산 공장에서 근무 중이다. 이들은 지난 7월 말부터 진행된 4년 임금협상안에서 보잉이 제시한 '연 평균 40% 수준의 임금 인상'을 포함한 수정안에 대해 '불충분'하다고 판단하고 파업을 가결했다.

노조 측은 기본급 인상 외에도 △퇴직금 확충 △근무시간 유연화 △의료보험 기여비용 인하 등을 요구했지만, 보잉은 이에 대한 수용 여지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IAM 837지부는 "회사의 제안은 조합원들의 생활 안정성과 미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며 "29년 만에 단행된 이번 파업은 생존권 투쟁"이라고 밝혔다.

세인트루이스 공장은 F-15EX 전투기, F/A-18 슈퍼호넷, MQ-25 공중급유 드론 등 미국 국방부와 동맹국에 공급되는 핵심 전력 무기들을 생산하는 주요 거점이다. 이번 파업으로 해당 무기체계 생산 일정이 즉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보잉은 비조합원 인력과 계약직을 중심으로 '비상 생산계획'을 가동한다고 밝혔지만, 노조 소속 숙련 기술자 다수가 이탈한 만큼 생산 공정의 효율성 저하는 불가피하다. 특히 MQ-25의 경우 미 해군의 무인 급유기 사업에서 중요한 조달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경우 대체 생산 체계 마련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방 계약은 정밀한 공급 일정과 기술 적합성에 따라 이행되는데, 핵심 인력 파업은 이러한 흐름을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다"며 "특히 동맹국 대상 수출 계약이 예정된 F-15EX의 생산 지연은 보잉뿐 아니라 미국 국방 수출 전략에도 파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파업 장기화는 보잉의 방산 부문 수익성에도 직접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보잉 디펜스·우주·보안 부문은 2025년 2분기 기준 전체 매출의 약 29%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간 약 30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파업으로 하루당 수백만 달러 수준의 생산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특히 보잉은 최근 상업용 항공기 생산 지연, 품질 문제, 공급망 붕괴 등 잇단 악재로 실적 하방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방산 부문은 그동안 보잉이 의지해온 수익 안전판 역할을 해왔지만 이번 파업은 해당 부문마저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가 크다.

실제로 파업 소식이 전해진 이후, 보잉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소폭 하락했으며, 일부 투자기관은 방산 부문 영업마진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보잉은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파업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생산 중단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조합과의 대화를 통해 조속한 합의를 도출하겠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다만 노조 측은 현재까지 추가 협상 일정은 미정이라고 밝히고 있어 단기간 내 타결 가능성은 높지 않다. 현지 노동전문가는 "과거 보잉 파업은 통상 수 주에서 수 개월 이상 지속되기도 했으며 핵심 요구안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장기화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파업은 미국 내 방산 제조기지의 공급 안정성에 대한 구조적 문제를 다시금 환기시키고 있다. 숙련 인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방산 부문의 특성상, 노동력 공백은 단순 생산 차질을 넘어 기술력 전승 단절과 계약 불이행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이스라엘 사태, 아시아 태평양 안보 불안정 등으로 미국 내 방산 주문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주요 기업의 생산차질은 공급망 전체의 재편 가능성까지 불러올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미 국방부가 록히드마틴, 레이시온 등 대체 공급사로 발주를 분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번 파업은 보잉이 당면한 '복합 위기'의 단면을 보여준다. 상업용 부문에서는 품질 및 공급망 문제, 방산 부문에선 노사 갈등과 운영 리스크가 동시에 폭발하고 있는 형국이다.

기업의 재무 건전성과 장기 신뢰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조속한 노사 협상 타결과 함께 근본적인 인사·운영 시스템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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