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걸음치던 은행권 자영업자대출이 올들어 가장 큰 폭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이자장사로 막대한 이익을 거뒀다는 비판에 직면하자, 중소기업·자영업자 등 기업금융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소호)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324조7530억원으로 전월 대비 6644억원 증가했다. 이는 올들어 최대 증가폭이자 지난해 8월(7947억원) 이후 약 1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중소기업대출도 지난달 말 기준 340조9330억원으로 전월 대비 9348억원 증가했다. 반면 대기업대출은 164조9294억원으로 전월 대비 7222억원 줄었다. 올들어 줄곧 대기업 위주로 대출을 내주던 은행들이 달라진 것이다.
자영업자대출은 지속 감소세를 그려왔다. 지난해 말 325조6218억원이던 자영업자대출 잔액은 올 6월 말 기준 324조886억원으로 1조5332억원(0.47%) 줄어들었다. 경기 침체 등으로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이 치솟자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인 영향이다. 같은 기간 주담대 잔액이 578조4635억원에서 599조4250억원으로 20조9615억원(3.62%)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금융권의 기업 투자 확대를 주문한 만큼 가계대출에 집중해 왔던 은행들은 하반기 사업 방향을 급선회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 놀이, 이자 수익에 매달릴 게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주길 바란다"며 생산적 금융을 강조한 바 있다.
정부는 가계·부동산에 편중된 자금을 기업과 혁신산업 등 생산적 금융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주담대 위험가중치를 상향 조정하고, 기업 투자에 대한 자본규제를 완화하는 작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은행들도 기업대출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고, 영업을 활성화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좀 더 기업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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