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피서 혁명'…서울 한복판서 만나는 계곡·워터파크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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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피서 혁명'…서울 한복판서 만나는 계곡·워터파크 탐방기

르데스크 2025-08-04 11:30:3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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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며 서울 시내 곳곳에도 여름 피서지로 활용할 수 있는 이색적인 물놀이 공간들이 주목받고 있다. 도심을 벗어나지 않아도 계곡, 물놀이장, 야외 수영장 등에서 짧지만 확실한 여름휴가를 즐길 수 있는 장소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긴고랑 계곡, 관악산 신림계곡, 여의도 한강 야외수영장, 광화문 워터파크처럼 대중교통으로도 방문할 수 있는 장소들이 대표적이다.

 

서울의 여름은 뜨겁지만, 잘만 찾아보면 가까운 곳에서 시원하고 안전한 피서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른바 '작지만 확실한'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 물놀이 하나로 여행과 휴식을 동시에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도심 속 계곡과 수영장, 워터파크는 무엇보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다.

 

서울 시내에도 이런 계곡이?…조용한 여름을 위한 비밀의 계곡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서울 시내에도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계곡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이동계곡이나 수성동계곡처럼 널리 알려진 명소도 있지만, 주말이면 수많은 인파로 북적여 조용한 여름휴가를 원하는 이들에겐 오히려 피해야 할 장소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서울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인근 주민들만 아는 숨은 명소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곳이 광진구의 '긴고랑 계곡'이다. 지하철 7호선 중곡역에서 하차한 후 마을버스를 한 번만 타면 도착할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뛰어나며, 외지인보다는 인근 주민들에게만 입소문이 난 곳이라 비교적 한산하다. 르데스크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평일 오후 이곳을 찾았을 때에도 외지인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았으며, 가족 단위의 주민들이 조용히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이날 한 낮의 기온은 35도를 넘었지만 계곡 주위는 한산했고,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조용히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계곡물의 수위는 성인 여성 기준으로 종아리 절반 정도 깊이로 얕은 편이며, 유속도 느려 어린아이들이 놀기에 적당하다. 일반 계곡보다 물이 차갑지 않아 부담 없이 들어갔다 나올 수 있다.

 

계곡에 방문하면 볼 수 있는 '수박 담가놓기', '맥주나 콜라 같은 음료 담가놓기' 등의 모습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계곡 인근에 위치한 공중화장실과 무료 생수 제공 스테이션, 배달 가능한 환경 등 기본적인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도시형 계곡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계곡 바닥은 자갈로 구성되어 있어 아쿠아슈즈나 크록스 등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신발이 필수이며, 방문객들 역시 대부분 이를 착용하고 있었다. 근처에 식당은 없지만 도심과 가깝다본 배달이 가능하단 점도 장점이다. 이날도 손에 전단지를 든 배달 기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박경희(38·여) 씨는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렇게 조용한 계곡이 있다는 게 참 좋다"며 "아이가 아직 어려서 물놀이장에 가는 건 부담스러운데, 여기서는 짧게 다녀오기 딱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계곡과 물놀이장의 장점을 동시에…관악산 신림계곡의 매력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워터파크냐 계곡이냐, 매년 여름마다 반복되는 이 고민을 서울 시내에서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관악산 자락에 위치한 '신림계곡'이다. 자연 계곡의 시원함과 함께 어린이용 물놀이장, 간이 샤워실, 탈의실 등 편의시설이 어우러져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지하철 신림선 관악산역에서 하차 후 도보 20분 또는 '너구리 버스'라는 순환 셔틀을 이용하면 편하게 도착할 수 있다. 버스는 유모차나 부피가 큰 짐은 반입할 수 없다는 제한이 있지만, 산 입구에서 계곡과 물놀이장까지 단 2분 만에 이동 가능하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기자기한 물놀이장이다.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미끄럼틀과 물총이 마련돼 있다. 르데스크가 방문한 주말에도 아이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밝았다. 다만 보호자가 쉴 수 있는 큰 그늘이 많지 않아 작게 마련된 음영 아래서 쉬고 있는 부모들의 모습이 자주 보였다.

 

신림계곡은 상류와 하류로 나뉘며 수심이 달라 다양한 연령층의 방문객이 각자 취향에 맞춰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상류 쪽은 대학생 커플이나 활동적인 청년층이 많고, 하류는 유속이 느리고 얕아 아이들과 함께 찾은 가족들이 집중돼 있다. 단순한 발 담그기를 넘어 공놀이, 튜브 타기, 물고기 채집 등 다양한 놀이가 가능하다.

 

산 속이라는 특성상, 주변에서 즉석으로 음식을 사먹기엔 다소 불편함이 있다. 또한 국립공원 특성상 캠핑장을 제외하면 취사가 불가한 곳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방문객들은 지하철역 앞 편의점이나 치킨집, 파전집 등에서 포장해 오거나, 집에서 직접 음식을 준비해 가져오는 방식으로 불편함을 극복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계곡 주변에 간이 샤워실과 탈의실이 마련돼 있다는 것이다. 일반 계곡과 달리 뒷정리를 깔끔하게 할 수 있어 보호자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실제로 최혜원 씨(40)는 "계곡은 좋지만 뒤처리가 불편해서 망설였는데, 여긴 샤워시설이 다 갖춰져 있어 아이와 함께 오기 안성맞춤"이라며 "집에서 오는데 40분 정도 걸리는데 아이도 너무 좋아해서 이번 달에 한 번 더 올 예정이다"고 말했다.

 

밤 10시까지 물놀이 OK…직장인 피서지 '여의도 공원 수영장'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계곡이 다소 번거롭게 느껴지는 이들에게는 서울 시내에서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야외 수영장이 인기다. 대표적인 장소는 여의도 한강공원 수영장으로, 매년 여름철이면 시민에게 개방되며 올해는 밤 10시까지 운영된다. 입장료도 성인 기준 5000원으로 저렴해 퇴근 후 짧게 물놀이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평일 저녁 8시가 넘은 늦은 시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영장 내부는 활기를 띠고 있다. 수영장은 레인형 풀, 성인용 풀, 유아 풀 등으로 구성돼 다양한 연령층이 각자에 맞는 공간을 이용할 수 있으며, 곳곳에 그늘막과 썬베드가 설치돼 휴식 공간도 충분하다. 썬베드를 이용하고자 한다면 입장 시 1만원만 추가로 결제하면 된다.

 

음식 반입도 가능해 도시락이나 간편식을 준비해 오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많았으며, 떡볶이, 어묵, 그리고 한강 라면 등 '한강의 명물'로 불리는 간식들을 푸드코트 형태로 판매하고 있다.

 

이곳은 서울시가 직접 운영하며 안전요원이 다수 배치돼 안전사고 예방에도 철저한 편이다. 물속은 물론이고 풀장 주변에도 여러 명의 안전요원이 상주해 빠르게 뛰거나 다이빙을 시도하는 사람들에게는 바로 경고를 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만큼 교통편 역시 장점이다. 자가용으로 방문하는 이들은 한강공원 내 또는 인근에 위치한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는데 특히 여의도 일대는 건물 운영 시간이 끝난 저녁 시간 이후엔 무료로 개방되는 공영주차장이 많아 사전에 확인만 한다면 더욱 저렴하게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다. 대중교통으로도 접근이 어렵지 않다. 9호선 국회의사당역에서 하차해 도보로 약 15분 정도 걸으면 바로 수영장에 도착한다.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방문한 구은정 씨(41·여)는 "오후 3시부터 이곳에서 지금까지 있었는데 방학이 아니면 언제 또 이렇게 놀 수 있을까 싶어서 계속 놀고 있다"며 "처음 입장했을 땐 사람들이 얼마 없어 더 여유롭게 수영을 즐길 수 있었던 만큼 점심을 먹고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짧은 운영기간이 아쉬워"…광화문 광장에 조성된 이색 워터파크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곳은 광화문 광장에 새롭게 조성된 소규모 워터파크다. 세종문화예술회관 앞에 설치된 이 워터파크는 미취학 아동을 위한 얕은 수심의 풀과 작은 모래사장이 마련돼 있어 아이들의 첫 물놀이 장소로 적합하다. 운영 기간은 짧지만 서울 중심에 위치해 외국인 관광객과 가족 단위 방문객 모두에게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주말 낮 12시에 르데스크가 직접 이곳을 방문했을 당시 이미 입구에는 많은 어린아이들이 부모의 손을 꼭 붙잡고 줄을 선 채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뜨거운 햇볕 아래서도 아이들의 얼굴에는 기대감이 가득했고, 부모들 역시 간편한 복장으로 여유 있게 아이들을 챙기고 있었다.

 

광화문 특성상 주변 식당에서 포장해 야외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 인근의 한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에선 막 물놀이를 마친 듯 젖은 머리의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햄버거를 포장했다. 샤워실은 없지만 세종문화회관 화장실을 활용해 간단한 정비가 가능하다. 운영 종료 시점은 8월 8일로 알려져 있어, 단기적인 여름 이벤트 성격이 강하다.

  

여름휴가를 맞아 서울을 찾은 임상훈 씨(45)는 "운영 기간이 8월 8일까지라고 하는데 다른 물놀이 시설에 비해 너무 짧은 게 아쉽다"며 "아이와 함께 아침부터 이곳에 왔는데 신나게 여름을 즐기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보니 다음에도 또 오고 싶은데 기간이 너무 짧은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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