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이날 “군의 대비태세에 영향이 없는 범위 내에서 남북 간 긴장완화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 조치를 시행하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대북 확성기는 스피커 수십 개를 엮어 만든 대형 스피커다. 우리 군의 대북 심리전 방송인 ‘자유의 소리’를 북측 지역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같은 대북 확성기 방송은 우리 군의 대북 심리전 수단 중 하나로 북한의 실상을 고발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선전하는가 하면 북한군 MZ 세대들을 고려한 아이돌의 케이팝(K-POP)을 내보내기도 한다.
야간에는 약 24㎞, 주간에는 약 10여㎞ 떨어진 북측 지역까지 소리가 전파돼 개성에서도 방송 내용을 들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군은 전방 GOP 선상에 고정형 24개와 차량에 탑재한 이동형 16개 등 최대 40개의 확성기를 통해 자유의 소리를 내보냈다.
이에 대응해 북한도 대남 확성기를 통해 ‘지지직지지직’하는 소음이나 칠판을 손톱으로 긁는 듯한 굉음을 내보냈다. 남측 대북 확성기 방송을 북한 군인이나 주민이 잘 듣지 못하게 하고, 접경 지역 우리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려는 의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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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확성기는 2018년 4·27 판문점 선언에 따라 5월 남북한이 모두 철수한바 있다. 군사분계선(MDL) 일대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적대 행위를 중지하기로 합의한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지난 해 5월 시작된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에 따라 6월 부분적으로 확성기 방송을 시행하다 전면 가동했다.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 정지와 함께 대북 대응을 위해 확성기 방송 재개 카드를 꺼내 든 것이었다.
이재명 정부는 대통령 취임 일주일 만인 6월 11일 전방지역에서의 대북 확성기 방송 송출을 중단했다. 우리의 선제적인 대북 확성기 방송 송출 중단에 북한도 기괴한 소음 방송을 관뒀다. 우리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 송출 중단 55일 만에 이날 확성기 장비 철수를 시작했다.
이경호 국방부 부대변인은 “북한과의 사전 협의는 없었고, 대북방송 중지 이후 후속 조치 차원에서 (확성기 철거 관련)국방부에서 논의가 있었다”면서 “이번 주 내 전면 철거 예정”이라고 말했다.
북한 역시 대남 확성기를 철수할지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 2018년 5월 1일 최전방 지역 40여 곳에 설치한 대남 확성기를 철거했다가 다시 설치했었다. 이와 관련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북한은 대남 확성기를 정비하는 모습들이 일부 있었고 철거하는 모습은 없었다”며 “지직 소리가 나는 등 일부 방송이 있었지만 대남방송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비 차원에서 상태를 점검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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