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글로벌 디지털 규범 형성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한국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차원의 AI·디지털 협력 의제를 이끌며 국제 협력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APEC 최초 디지털·AI 장관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배경훈 장관이 의장을 맡아 주재했다.
이번 장관회의는 APEC 21개 회원경제의 장관급 인사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미국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 중국 산업정보화부 차관, 일본 총무성 차관 등 주요국 대표들이 참석해 역내 디지털 협력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시켰다. 특히 AI와 디지털 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의 장으로, APEC 차원의 디지털·AI 정책 공조를 본격화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회의 주제는 ‘모두의 번영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디지털·AI 전환’으로 혁신·연결·안전 등 세 가지 세션의 논의가 진행됐다. 우선 첫 세션에서는 AI 등 신흥 기술을 활용한 생산성·효율성 향상과 사회문제 해결 방안이 공유됐다.
두 번째 세션은 디지털 격차 해소와 인프라 투자 확대를 중심으로 보편적 디지털 연결 방안을 모색, 마지막 세션에서는 딥페이크·허위 정보 등 AI 기반 디지털 위협에 대한 대응과 신뢰 기반 생태계 조성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이날 회의의 핵심 성과로 APEC 회원국들은 디지털·AI 협력을 위한 첫 장관급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이는 미국·중국·일본 등 AI 선도국들이 공동의 정책 방향에 합의한 것으로 향후 APEC 차원의 AI 협력 이행을 위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이번 회의를 기점으로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6일까지 ‘APEC 디지털 위크’를 병행 개최 중이다. 해당 기간 정보통신실무그룹(TELWG) 71차 정례 회의와 다양한 AI·디지털 주제 워크숍이 운영,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 정부·민간·학계가 정책과 기술 현안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이야기했다.
한국은 브로드밴드 인프라, AI 응용, 전파 정책 등을 주제로 한 다수의 워크숍을 주관했다. ‘소외지역 브로드밴드 서비스 촉진’ 워크숍에서는 ICANN, KT 등과 함께 포용적 인프라 확대 방안을 모색했다.
‘APEC 역내 AI 활용 확대’ 세션에서는 산업별 AI 적용 사례가 소개, ‘AI와 전파정책’ 세션에서는 무선 충전·위성통신·이음5G 등 차세대 기술을 주제로 제도 개선과 글로벌 공조 방향이 공유됐다.
디지털 위크 마지막 날인 5일에는 세계은행과 공동으로 ‘글로벌 디지털·AI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민관 협력을 강화하고, 국내외 기업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전시회도 함께 진행돼 AI 기술 교류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디지털 기술과 AI의 발전은 미래 경제와 사회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물결”이라며 “이번 회의가 ‘모두의 AI’를 향한 협력의 이정표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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