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원 CJ온스타일 콘텐츠디자인팀장은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라방(라이브방송) 등 모바일 커머스 전략에서 ‘버추얼(가상) 전략’과 ‘콘텐츠 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XR(확장현실), AI(인공지능) 등 기술을 바탕으로 한 몰입형 콘텐츠가 모바일 라이브커머스(MLC)의 판을 바꾸고 있다고 했다. “기술과 감각을 겸비한 방송 디자인이야말로 시청자와 브랜드를 연결하는 진짜 접점”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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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온스타일은 올해 ‘유인나의 겟잇뷰티’, ‘박세리의 큰쏜언니 BIG세리’, ‘뉴 셀럽 쇼케이스’ 등 모바일 대형 방송 프로젝트에 실시간 XR 기술을 본격 도입 중이다. 최 팀장은 이들 프로그램의 시각 디자인과 연출을 총괄하며, 세계관 기획부터 구현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고 있다. 그는 “‘겟잇뷰티’는 뷰티 원더랜드 콘셉트의 세계관 설계에서 출발했다”며 “롤러코스터, 대관람차 같은 실시간 모션그래픽을 배경에 입혀 방송 자체가 하나의 판타지처럼 느껴지도록 구성해 주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CJ온스타일은 단순한 LED 배경(미디어월)을 넘어, 스튜디오 전체를 가상 공간처럼 구성해 몰입도를 극대화한다. 영상을 하나의 서사를 담은 콘텐츠처럼 설계한다. 여행 상품 방송에선 배경을 생동감 넘치는 풍경으로 구현해 ‘가상 체험’ 효과를 더했고, 지난해 6월 진행한 인스파이어 리조트 방송에서는 길이 150m 미디어월에 핑크빛 고래가 유영하는 디지털 아트를 띄워 이목을 끌었다.
실제 성과도 뚜렷했다. ‘겟잇뷰티’ 방송에선 시작 10분 만에 정가 100만원 상당의 뷰티기기 1000세트가 완판됐고, 이사배가 출연한 ‘뉴 셀럽 쇼케이스’ 방송엔 1시간 만에 31만명이 접속했다. 지난 1월 말 편성된 인스파이어 리조트 추가 방송을 통해서도 열흘 만에 주문금액이 1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최 팀장은 “단순히 상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색채 톤·자막·구도 등 모든 시각 요소를 그래픽적으로 설계해 콘텐츠 자체에 시청자가 몰입하도록 만든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콘텐츠 연출의 핵심은 ‘기술력’이다. CJ온스타일은 업계 최초로 XR 기술까지 적용 가능한 스튜디오를 2곳 운영 중이며, 내년까지 3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미디어월이 설치된 스튜디오도 총 4곳에 달한다. 영상 디자인을 전담하는 XR·AI 전문 인력은 10명 이상으로, 업계 최다 수준이다. 최 팀장은 “인프라와 인력 모두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며 “다른 방송에 출연한 셀럽(유명인)이 ‘왜 CJ온스타일처럼 화면이 안 나오느냐’고 되묻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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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점에서의 효과도 뚜렷하다. 과거에는 방송 세트를 제작하고 철거하는 데만 수 시간이 소요됐지만, 미디어월, XR 등 기술 도입 이후 물리적 공간 제약 없이 다양한 연출이 가능해졌다. CJ온스타일은 세트 최소화 등으로 연간 온실가스 358㎏, 전력 779㎾h를 절감했다고 자체 분석했다. 최 팀장은 “고객 경험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자원 절감과 제작 효율을 동시에 잡는 것이 기술의 역할”이라고 했다.
CJ온스타일의 지향점은 ‘세로형 커머스 콘텐츠’의 확장이다. 모바일 환경에선 가로형보다 세로형 쇼츠나 라이브 콘텐츠의 비중이 급격히 늘고 있다. 최 팀장은 “지금은 모바일 화면이 곧 방송 화면이 되는 시대”라며 “세로 포맷에 맞춘 자막 배치, 시선 유도 그래픽, XR 연출 등을 따로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TV 방송의 가로 포맷을 단순히 옮겨오는 방식이 아니라, 세로만의 감각을 새롭게 설계하는 게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최 팀장은 CJ온스타일이 단순한 ‘홈쇼핑 채널’을 넘어, 하나의 ‘쇼핑 콘텐츠 제작사’로 진화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방송 기획 초기부터 셀럽이나 브랜드의 정체성을 XR로 어떻게 시각화할지 논의하는 것이 이제 일반적인 현상이 됐다”며 “제품 기능이나 가격 정보를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시청자가 방송 자체에 흥미를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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