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이번 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서 정 대표를 지켜보며 의외의 면도 볼 수 있었다. 몇 차례 연설 때마다 그는 좀처럼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차분히 연설문을 읽어 나갔다. ‘개혁의 골’ 등 그의 연설문 래퍼토리도 거의 매번 비슷했다.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초강성’이란 편견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특히 그는 연설 때마다 이재명 정부의 ‘ABCDE’ 육성을 당이 입법으로 뒷받침하겠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ABCDE, 즉 인공지능(AI)·바이오(B)·문화(C)·방위산업(D)·에너지(E)는 이재명 정부에서 한국의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려는 핵심산업이다. 정 대표가 매번 ABCDE를 강조하는 것을 보고 선명성을 앞세운 야당의 ‘당 대포’에서 경제 정책 한 축을 책임져야 하는 여당의 ‘당 대표’로 거듭나려는 욕심을 엿볼 수 있었다.
정 대표의 임기는 1년이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이재명 정부의 국정 동력이 가장 강할 때 임기를 함께 한다는 점에서 짧지도 않다.
거대 여당을 이끌게 된 만큼 정 대표가 경제 정책에서도 목적지를 향한 직진 본능을 유지하되 직진하기 전에 기업과 전문가 등 많은 이들로부터 조언을 듣고 목적지를 정했으면 한다. 집권 초 여당 대표의 한 마디, 한 걸음은 나라 경제 전체를 들썩이게 할 수 있다. 이재명 정부 성공이라는 목표를 세운 만큼 그가 집권 민주당을 최전선에서 이끌며 ABCDE 육성 등 경제정책에서도 골을 넣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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