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레전드... 떠나서도 잘해주길” 토트넘·뉴캐슬 팬의 한마음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입고 있는 유니폼은 달라도 대한민국과 토트넘 홋스퍼 레전드 손흥민을 향한 마음은 같았다.

(왼쪽부터)최승혁, 황호연, 양현규 씨

손흥민(토트넘). 사진=AFPBB NEWS

토트넘은 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를 치른다.

통산 세 번째이자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한국을 찾은 토트넘이지만 이번 방한은 분위기가 다르다. 손흥민이 토트넘과 10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전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올여름 팀을 떠나기로 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서 우승하면서 이룰 수 있는 것, 할 수 있는 걸 다 했다고 생각한 게 컸다”며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이적을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작별에도 좋은 시기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이 그때”라면서 “10년 전 처음 (토트넘에) 왔을 땐 영어도 잘 못하던 소년이 남자가 돼 떠날 수 있어서 기쁘다. 고향 같은 팀을 떠나는 게 어렵지만 멋지게 작별하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국내에서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치르는 마지막 경기, 어쩌면 토트넘 전체 커리어의 고별전이 될 수도 있는 경기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마음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토트넘 팬인 최승혁 씨는 “아쉬운 마음도 있지만 레전드 선수다 보니 마지막 경기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함께 온 황호연 씨도 “사실 손흥민 선수가 아이콘이지 않느냐”며 “서울에서 마지막 경기를 볼 수 있다는 게 좋다”고 전했다. 양현규 씨는 “이번 이적 배경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이 있는 걸로 아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또 다른 토트넘 팬 고주연 씨는 이번 경기를 보기 위해 제주에서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는 “왠지 팀을 떠날 거 같아서 경기 이틀 전 경기 관람을 결심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됐다”며 “아쉬운 마음이 있지만 그동안 고생하고 즐거움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팀에서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축구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고주연 씨

(왼쪽부터)박동규, 정재익, 김현진 씨

이날 토트넘의 상대 팀인 뉴캐슬 팬도 손흥민에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뉴캐슬 19년 차 팬인 정재익 씨는 “독일에서 뛸 때부터 ‘뉴캐슬에 손흥민이 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했었다”며 “한국인이 아니라 축구 팬의 관점에서 프리미어리그 탑 클래스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현진 씨는 “사실 뉴캐슬이 토트넘을 자주 잡았다”고 웃은 뒤 “그래도 손흥민은 위협적인 선수이자 주장이었다”고 전했다. 박동규 씨는 “팬을 떠나 한국 사람으로서 손흥민은 너무 위대한 선수고 다음 팀에 가서도 경기력을 잘 유지하셔서 월드컵 준비를 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손흥민은 킥오프를 한 시간여 앞두고 발표된 이날 토트넘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토트넘 양민혁, 뉴캐슬 박승수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