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가 계속되는 한여름이다. 아침부터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고, 잠깐 외출하는 일조차 부담스럽다. 외출을 피할 수 없는 출근길, 사람들 손에는 빠짐없이 들려 있는 물건이 하나 있다. 바로 손선풍기다. 작고 가벼워 들고 다니기 쉽고, 버튼을 누르면 즉시 바람이 나와 더위를 식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대중교통을 기다리거나 횡단보도 앞에 서 있을 때, 그늘 하나 없는 장소에서는 꼭 필요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손선풍기가 언제나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 기온이 35도를 넘기면 상황이 달라진다. 체온보다 더 뜨거운 바람을 얼굴에 직접 쐬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시원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는 열을 식히지 못하고 오히려 몸속에 열을 쌓이게 만든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탈수나 체온 상승으로 이어지며 열사병 같은 온열 질환 위험까지 생길 수 있다.
35도 넘는 폭염 땐 손 선풍기 ‘역효과’
체온이 평균 36.5도일 때, 외부 공기가 38도에서 40도까지 올라가면 손 선풍기에서 나오는 바람은 실질적으로 뜨거운 공기와 다르지 않다. 이 바람은 열을 식히기보다는 오히려 몸에 축적되도록 만든다. 그 결과, 체온을 낮추기 위해 몸은 땀을 더 많이 내게 되고, 체온은 떨어지지 않은 채 탈수 위험만 커진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기온이 35도를 넘는 날에는 선풍기 사용을 자제하라고 권고한다. 캐나다와 영국 보건당국도 같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고온 환경에서 선풍기가 체온을 낮추지 못하고, 오히려 열 순환을 방해해 신체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실험 결과에 따른 것이다.
물을 활용한 쿨링... 손 선풍기보다 훨씬 낫다
손 선풍기보다 효과적으로 체온을 낮추는 방법은 따로 있다. 전문가들은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물’의 사용을 권장한다. 물수건으로 몸을 닦거나 분무기를 이용해 피부에 물을 뿌리는 방식이다. 피부 표면에 남은 물이 증발하면서 열을 함께 빼앗아 체온을 낮춰주는 원리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 하나로 꼽히는 것이 ‘찬 수건을 목에 두르는 것’이다. 목을 지나는 경동맥은 온몸으로 혈액을 보내는 주요 혈관이다. 이 부위의 온도를 낮추면 체온이 빠르게 내려간다.
냉장고에 넣어둔 수건을 꺼내 목에 감싸거나, 냉팩을 넣은 냉스카프 제품을 사용하면 실내외 어디서든 체온을 안정적으로 낮출 수 있다. 단순하지만 효과가 확실하고, 지속적으로 시원함을 유지할 수 있어 폭염 속에도 안전하게 체온을 조절할 수 있다.
외출 시 옷 선택도 열 차단의 핵심
폭염에서는 어떤 옷을 입느냐도 매우 중요하다. 옷의 색과 소재에 따라 피부 온도가 2도에서 5도까지 차이 날 수 있다. 검정이나 어두운색의 옷은 햇빛을 흡수해 체온을 올리고, 흰색이나 밝은색의 옷은 빛을 반사해 열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소재 역시 중요하다. 땀 배출이 원활하고 통기성이 좋은 린넨, 기능성 여름 원단이 권장된다. 몸에 붙는 옷보다 헐렁하고 가볍게 떨어지는 옷이 열 순환에 유리하다. 땀도 빠르게 마르고, 체표 온도도 자연스럽게 내려간다.
이런 옷차림은 단순히 시원한 느낌을 넘어서, 실제 체온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외출 전 밝고 통기성 좋은 옷을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탈진이나 일사병 같은 위험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효과적인 쿨링 방법 총정리
- 물에 적신 수건을 냉장고에 넣어 시원하게 만든 뒤 목에 두른다.
- 경동맥이 지나는 목 부위를 집중적으로 식히면 체온 전체가 빠르게 내려간다.
- 냉팩을 넣은 냉스카프 제품을 사용하면 실내외 어디서든 체온을 낮출 수 있다.
- 분무기로 피부에 물을 뿌리면 증발하면서 열을 빼앗아 시원함을 유지하게 한다.
- 햇빛을 반사하는 밝은색, 통기성 좋은 린넨이나 기능성 여름 원단 옷을 입는다.
- 몸에 붙지 않는 넉넉한 옷차림은 열 순환과 땀 배출에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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