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의 함성 속에서 이 남자는 마이크를 들고 크게 말했다. “BBQ 30주년을 맞아 국민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세계 최고 명문구단 FC바르셀로나를 초청했다. 대한민국 축구 발전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길 희망한다.” 이 사람은 ‘치킨왕’ 윤홍근 제너시스BBQ그룹 회장이다.
|
윤홍근 제너시스BBQ그룹 회장이 자신만의 스포츠 마케팅으로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 신선한 자극을 주고 있다. BBQ 창립 30주년을 맞아 FC바르셀로나와 FC서울의 친선경기를 공식 후원, 총 3만장의 티켓을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등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보기 드문 대형 이벤트를 이끌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윤 회장이 이번 FC바르셀로나 초청 경기에 쓴 비용은 1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2022년 쿠팡플레이가 프리미어리그 명문 구단 토트넘 핫스퍼를 초청했을 당시 쓴 비용이 100억원 정도였다.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이 정도의 대형 이벤트를 연 건 BBQ가 처음이다. 업계에서도 윤 회장의 이번 후원을 두고 “이례적”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윤 회장은 FC바르셀로나와 FC서울 친선경기 전날부터 신태용 전 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 감독과 시축 연습을 하는 등 이번 경기에 공을 들여왔다. 경기 당일엔 이례적으로 킥오프 전에 관중들에게 인사말을 하기도 했다. 아무리 친선전이라도 후원자가 이처럼 인사말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스포츠계에선 “윤 회장이 얼마나 큰 비용을 투자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윤 회장은 이 자리에서 “9월1일 BBQ가 창립 30주년을 맞는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대·최고의 외식(F&B) 프랜차이즈 그룹으로 우뚝 섰다”며 “2030년까지 전 세계 5만개 가맹점 개설이란 목표 아래 80억 인구가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기준 FC바르셀로나의 공식 SNS 팔로워 수는 글로벌 축구팀 중 두 번째로 많은 3억 6000만명 수준이다. BBQ 브랜드가 한 번만 노출되더라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또한 윤 회장은 이번 친선경기 티켓 3만장을 고객과 가맹점주들에게 무료로 제공했다. 자사앱을 통해 치킨을 주문한 고객에게 응모권을 제공하는 식이다. 경기 응모권을 받으려는 고객들이 자사앱 결제를 늘리면 결국 가맹점주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그간 윤 회장은 대한빙상경기연맹회장, 베이징 동계올림픽 선수단장, 국제빙상경기연맹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 조직위원장 등을 맡았고, 2017년엔 이스포츠팀 ‘BBQ 올리버스’를 공식 후원하는 등 분야에 상관없이 스포츠 후원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
윤 회장의 이 같은 스포츠 후원은 BBQ의 브랜드 친밀도를 상승시킬 수 있는 효과가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BBQ와 윤 회장은 ‘치킨 3만원 시대’ 언급으로 소비자들에게 한때 부정적인 브랜드로 낙인이 될 뻔 했다”면서 “이 같은 프로모션은 소비자들과의 감성적인 연결로 긍정적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까지 배달 플랫폼(앱)과 중개수수료 갈등이 있는 BBQ인 만큼 자사앱 강화 차원에서 소비자 유입을 늘리려는 의도도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최근 윤 회장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자극을 받는 모양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배달앱 수수료 탓만 했던 프랜차이즈 본사도 자체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며 “BBQ의 대대적 축구 마케팅에 업계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