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환기27] 논리력과 문해력 없는 민주주의는 속 빈 강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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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기27] 논리력과 문해력 없는 민주주의는 속 빈 강정이다.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5-08-03 04: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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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디 삽화=최로엡 화백
패러디 삽화=최로엡 화백

3단계: 공론장을 통해 확산되다

공론장을 요구하는 근대

 근대 세계는 공론장을 요구한다. 책과 인쇄물이 중심 역할을 하는 공론장 문화의 형성은 근대의 산물이다. 특히 책을 통한 공적 담론의 특징은 사실과 생각을 정합적이고 규칙에 맞게 배열하는 것이다. 논리력과 문해력 없는 민주주의는 속 빈 강정이다.

 양형진 고려대학교 교수는 “인류 문명의 역사는 공간적으로는 한 지역에서 성취한 발전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한 기록이고 시간적으로는 한 세대가 이룩한 성취가 다음 세대로 전달되면서 진보한 기록이다. 문명의 공간적 확산과 시간적 전수는 정보가 전달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언어와 인쇄술 등을 통한 정보의 축적, 전달, 계승은 문명의 진보를 가능케 한 핵심 요소”라고 문명의 역사를 시공간적 확산으로 설명했다.

 매트 리들리는 『혁신에 대한 모든 것』에서 증기기관이 어떻게 탄생하고 성공했는지에 대해 매우 독특한 통찰을 보여주었다. 20년간 제임스 와트와 그의 파트너 매슈 볼턴은 특허권을 강력하게 활용함으로써 다른 사람이 자신의 기계를 개량하는 것조차 막았다. 와트는 툭하면 소송을 걸었고 점점 더 괴팍해졌고 자신의 특허권을 법적으로 보호하는 데 지나치게 매달렸다. 그러다 보니 나머지 증기기관이 공장의 동력원으로 확대하여 적용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반전은 그다음에 일어났다.

“(제임스 와트가 보유한) 주 특허기간이 만료된 1800년에 증기의 실험과 응용이 급속히 확대됐다. 증기기관의 효율과 보급이 조금씩이나마 꾸준히 증가한 원인 중 하나는 「린스 엔진 리포터」라는 잡지의 발간이었다. 존 린John Lean이라는 콘월의 광업기술자가 창간한 이 잡지는 많은 기술자에게 개선안을 제시하고 퍼뜨리는 일종의 오픈 소프트웨어 운동 역할을 했다.” 

와트는 분명 뛰어난 발명가이지만 잡지 「린스 엔진 리포터」는 기술자 모두가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공개적인 경쟁을 하는 데 도움을 줌으로써 혁신을 확산시켰다. 기술자들이 서로 ‘개선책’과 ‘비법’을 공유할 수 있는 발판이 제공되자 한때 위대했던 비법은 이제 누구나 아는 상식이 됐다. 근대를 촉발한 트리거인 증기기관도 잡지라는 공론장을 통해 아이디어가 확산된, 집단지성의 역사적 증거물이었다.

[대전환기28]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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