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이상원기자] 미국으로부터 39%의 초고율관세 부과를 통보받은 스위스가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 이는 트럼프의 새로운 관세 부과 중 유럽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스위스의 39% 관세는 전 세계적으로 시리아, 라오스, 미얀마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것으로, 스위스 현재 매체인 블릭(Blick)은 1515년 마리냐노 전투에서 프랑스에 패배한 이후 스위스가 겪은 가장 큰 패배라고 지적했다.
스위스 정부는 지난 달 초까지만 트럼프와의 관세 협상에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5월 스위스가 주관한 미.중 정상회담이 제네바에서 열렸고, 당시 스위스 카린 켈러 주터대통령이 스콧 베센트 미국 상무장관와 회담을 가졌다.
이어 카린 켈러 주터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으며 스위스 기업들이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으며, 스위스가 작년에 미국산 산업재 수입에 대한 관세를 폐지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카린 켈러 주터대통령은 스위스가 영국에 이어 백악관과 무역 협상을 타결할 가능성이 두 번째로 높다면서 기본 관세율인 10%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8월 1일 마감 시한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켈러 주터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마지막 전화 통화에서 아무런 성과를 얻어내지 못했고 몇 시간 후, 관세율을 당초 우려했던 31%가 아닌 징벌적 39% 부과를 통보받았다.
백악관은 스위스가 관세협상에 적극적인 성의를 보이지 않은데 대한 징벌적 차원에서 스위스에 최고 세율인 39%를 부과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지난해 스위스의 대미 무역 흑자규모가 474억 달러(65조8,700억 원)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가 편의상 무시했던 서비스 산업까지 포함하면 미국의 적자 규모는 220억 달러(30조5,70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스위스는 미국에 의약품, 금, 시계, 공작기계 등을 수출하고 있다.
UN 무역통계데이터(UN COMTRADE)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미국의 의약품 수입액은 2,126억 달러, 수출은 943억 달러로 1,180억 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875억 달러 적자 대비 305억 달러가 증가한 것이다.
미국의 주요 의약품 수입국은 아일랜드(503.2억 달러), 스위스(190.0억 달러), 독일(172.1억 달러), 싱가포르(152.6억 달러), 인도(127.2억 달러) 등이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 스위스 정부는 미국산 공산품에 대한 관세를 0%로 인하했고, 네슬레, 노바티스 등 여러 스위스 기업들은 미국 공장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스위스는 미국에 대한 세계 6위의 투자국으로, 이미 40만 개의 미국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스위스가 대미 흑자를 줄이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스위스는 인구가 900만 명에 불과하고, 자동차 등 대부분의 미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낮다.
때문에 미국은 스위스제품 수입을 줄이기 위해 높은 관세를 부과할 수밖에 없었고, 스위스제 의약품과 시계 등의 수출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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