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임준혁 기자 | SK해운의 부분 매각을 추진하던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HMM의 경영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했다.
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앤코는 최근 HMM과의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결론 내리고 국내외 인수 후보자를 다시 물색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해운의 최대 주주인 한앤코는 앞서 지난 2월 SK해운의 일부 사업부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HMM을 선정하고 실사와 가격 협상 등을 진행했다.
SK해운은 원유운반선, 석유화학제품운반선,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액화석유가스(LPG)운반선, 벌크선, LNG 벙커링선 등을 운용하고 있다. 이중 HMM은 애초 LNG운반선 사업을 겸업할 수 없어 그 외 사업부를 인수하는 안을 추진했다.
협상은 초기부터 양측이 원하는 가격대 간 차이가 크다는 것이 확인되며 계속 삐걱거렸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SK해운의 전체 몸값을 최대 4조원대로 평가해 왔다. 반면 HMM은 SK해운 내 LNG선 사업부를 제외한 나머지 사업부 등을 인수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인수가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 노력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HMM이 SK해운 사업부 인수에 투입하려 했던 자금이 최대 2조원대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양측은 가격은 물론 인수 대상 사업부와 인력 등 여러 조건을 두고 이견이 컸다”며 “한앤코는 SK해운 내 선박을 분할 매각하거나 일부 사업부를 묶어 매각하는 등 전략을 다변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앤코는 2018년 약 1조5000억원에 SK해운을 인수해 비주력 사업부를 줄이고 노후 선박을 매각해 기업 가치를 올려왔다.
매각 측은 SK해운이 보유한 사업 경쟁력이 HMM의 판단보다 훨씬 높다고 봤다. 실제 SK해운은 2018년 한앤코에 인수된 후 우량 화주와의 장기 운송 계약이 늘며 사업 구조가 더 탄탄해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존 SK그룹과의 계약 외에도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카타르에너지 등 국내외 우량 화주와 신규 장기 운송 계약이 다수 체결됐다. SK해운의 2024년 말 기준 장기계약(계약기간 5년 이상) 비중은 87%에 달한다.
그 결과 SK해운의 영업이익은 2018년 733억원에서 2024년 3957억원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2317억원에서 6409억원으로 2배 이상이 됐다.
시황 변동성이 높은 스팟 사업을 축소하고 장기 계약 비중을 높인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로써 SK해운은 해운 경기 사이클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인 실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앤코는 국내외 복수의 선사나 투자자들과 SK해운 매각 협상을 재개할 전망이다. SK해운은 지난해에도 한국가스공사 등 화주와 용선 계약이 만료된 다수의 LNG운반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들을 해외에 매각해 왔다. 이 같은 분할 매각 방식은 물론 사업부 여러개를 합쳐 통매각하는 방식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둘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지난해 SK해운의 연결기준 매출은 1조9811억원, 영업이익은 3957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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