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더스] 물의 나라 스코틀랜드… 콜라 이긴 국민음료 '아이언 브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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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물의 나라 스코틀랜드… 콜라 이긴 국민음료 '아이언 브루'

연합뉴스 2025-08-02 10:30: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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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국민음료‘아이언 브루’ 스코틀랜드 국민음료‘아이언 브루’

스코틀랜드인이 언제 어디서나 즐겨 마시는 오렌지 색깔의 국민음료 ‘아이언 브루’(Irn-Bru). [AG Barr 제공]

무더운 여름을 이기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시원한 바람을 찾아 심산유곡이나 바다를 찾아 피서를 떠나기도 한다. 더러는 에어컨을 켜고 더없이 편한 복장으로 집에서 더위를 피하기도 한다.

여기서 알 수 있듯 긴 휴가든, 짧은 피서든, 집에서 '방콕'을 하든, 휴가라면 상대적으로 긴 시간과 특정한 물리적 공간이 필요하다. 즉, 어느 정도 계획을 하고 몸이 이를 실행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당장 땀이 콩죽같이 흘러내려 더위를 견딜 수 없을 정도라면 이때 당장 할 수 있는 가장 긴요한 피서법은 무엇일까. 그건 바로 시원한 물이나 청량음료를 마시고, 아이스크림 등으로 갈증을 한 방에 날려버리는 것이다. 여름이 청량음료의 계절인 것도 이런 이유다.

지금 당장 더위를 깨부숴야 한다는 몸의 요구와 마음의 갈증을 그 자리에서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음료 중 사람들이 가장 편하게 마시는 것은 첫 번째가 물이다. 그것도 아주 시원한 물.

두 번째는 청량음료(DRINK)다. 그렇다면 여름철에 가장 많이 소비되는 세계적인 대중음료는 무엇일까. 미국을 상징하는 문화의 아이콘 '콜라'다.

그중에서도 '코카콜라'는 미국이 자랑하는 절대강자의 음료로, 세계 어디를 가도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세계적인 대중음료다. 물 다음으로 세계인이 많이 마시는 음료 중 코카콜라에 필적할 것은 없을 것이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누구나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카콜라는 정말로 어디서나 성공 신화를 만들어갈까? 그렇다. 코카콜라는 달리 마케팅할 필요도 없이 그냥 상품을 내놓기만 하면 된다. 그래도 항상 1등을 한다.

그런데 이 코카콜라가 안 먹히는 나라가 있으니 '거친 남자들의 나라' 스코틀랜드다. 이 나라에는 콜라에 버금가는 음료가 있는데, '아이언 브루'(IRN-BRU)라는 이름의 음료다.

스코틀랜드는 '물의 나라'다. 특히 스코틀랜드에서도 위쪽 지역에 해당하는 하이랜드는 산악을 끼고 형성된 깊은 골이 아주 웅장하다. 산이 높고 골이 깊으니 그곳에서 나오는 물은 정말 좋다. 이곳에서 나오는 'HIGHLAND SPRING WATER'는 영국 어디를 가도 있다. 마트나 작은 구멍가게에서도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스카치위스키도 이 산악지역에서 생산된다. 당연히 맛과 향이 뛰어나 애주가들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다. 스코틀랜드가 위스키의 대명사가 된 것은 당연지사다. 이런 이유로 스코틀랜드에는 물과 관련된 신화나 전설, 심지어 우스갯소리까지 많다.

그렇다면 아이언 브루의 인기는 어느 정도일까. 뭐, 한마디로 '국민음료'다. 한국의 소주가 가진 대중적 지지도에 맞먹는다. 스코틀랜드인이 사는 곳이면 어디에나 아이언 브루가 있다.

집마다 냉장고 한쪽에도 이 오렌지 색깔의 아이언 브루가 있다. 만약 집에 없다면 그 사람은 아마 스코틀랜드인이 아닐 것이다. 아예 집에 박스째 쌓아놓고 마시는 스코틀랜드인도 많다. 하여튼 눈만 뜨면 이 음료를 마실 정도다. 스코틀랜드 수도인 에든버러를 처음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눈에 가장 많이 보이는 광고 또한 아이언 브루다.

1901년 산업도시 글래스고에서 생산된 아이언 브루는 역사가 100년이 넘는다. 이를 두고 스코틀랜드인들은 아이언 브루를 '4대가 마시는 음료'라고 자랑한다. 국민음료라고 하기에 전혀 손색이 없다.

아이언 브루가 국민음료가 된 데는 또 다른 연유가 있다. 이 음료가 출시될 때 주로 노동자들이 마신 음료였기 때문이다. 글래스고는 산업도시다. 산업혁명의 역사를 따져보면 맨체스터, 리버풀, 셰필드 같은 영국 도시가 많이 나오지만 실상은 글래스고가 더 '형님'이다.

산업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정신을 깨워주는 일종의 각성제 같은 음료는 필연적이다. 영국 산업화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차나 커피 같은 역할을 한 음료가 아이언 브루였던 셈이다.

음식의 역사를 자세히 보면 음료가 '정치적' 역할을 한 경우가 많다. 고전경제학의 대가였던 애덤 스미스가 필사의 역작을 남긴 글래스고대학이 이곳에 있었던 것 또한 절대로 우연이 아닐 것이다.

개인을 규명하는 데 여러 가지 방법이 있듯 어떤 지역 혹은 나라를 규명하는 방법 또한 다양하다. 전 세계 사람들에게 규명된 스코틀랜드는 아마도 위스키, 하기스, 백파이프, 킬트 치마 등일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들이 가진 또 다른 애국심이 아이언 브루다. 자타 공히 국민음료라고 불러도 될 법하다.

정갑식 푸드 칼럼니스트

푸드 칼럼니스트 정갑식 푸드 칼럼니스트 정갑식

영국 Oxfordbrookes 대학에서 박사과정 수학. 런던에서 Dinning, Eating out Trend 분석 전문가로 활동. 현재 Fashionfood21 Ltd 대표. [정갑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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