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 시대 중국산 김치가 밀려온다[1등의맛]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이상기후 시대 중국산 김치가 밀려온다[1등의맛]

이데일리 2025-08-02 10:00:00 신고

3줄요약
“K푸드 어벤저스가 모였다.”

세계로 뻗어가고 세계가 주목하는 K푸드 탑티어 회사들이 직접 K푸드의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들려드립니다. 매번 먹는 거라 익숙하지만 실은 잘 모르는 우리 식품의 깊고 진한 맛을 맛볼 수 있을 겁니다. 김치(대상)-만두(CJ제일제당)-유산균(hy)-빵(SPC그룹)-제과(롯데웰푸드)-아이스크림(빙그레)-맥주(OB맥주)-두부(풀무원) 등 각 분야의 1등 회사가 이름을 내걸고 매주 토요일 [1등의맛]을 배달합니다. <편집자주> (17)

[정찬기 대상 Global김치마케팅팀장] 내가 어릴 적 다니던 국민(?)학교 운동장에는 사계절이 뚜렷했다. 봄이면 꽃내음이 가득했고, 여름은 땀이 식지 않을 만큼 무더웠다. 가을은 청명하고 드높았고, 겨울은 볼이 빨갛게 될 만큼 차가웠다. 운동장 가장자리 벚꽃, 개나리, 은행나무가 계절의 변화를 고스란히 보여주던 시절이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배추. (사진=연합뉴스)


그런데 요즘 계절은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봄꽃은 갑작스런 여름 무더위 속에 지고, 한낮의 폭염 끝에는 동남아 스콜처럼 소나기가 쏟아진다. 때로는 가을 태풍이 겨울 문턱까지 밀려오기도 한다.

종가 김치 담당자로서 살아가다 보니, 변덕을 부리는 이상기후가 반갑지만은 않다. 매년 봄과 여름이 다가오면 불안과 걱정이 슬며시 다가온다. 올해만큼은 날씨가 우리의 편이 되어주길 기도해보지만, 이상기후의 변동 폭은 매년 점점 커져가고, 김치의 핵심 재료인 배추와 무 등을 키우는 농민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농민이 흔들리면, 김치 산업도 함께 흔들린다.

김치는 단순한 발효 채소가 아니다. 자연이 내어준 선물이자, 사람의 손길과 시간이 빚어낸 한국의 맛이다. 하지만 요즘은 그 ‘좋은 재료’를 구하는 것부터가 전쟁통같다. 아침마다 뉴스에서 기상 상황을 확인하며 “오늘 배추는 괜찮을까?”라는 초조함이 함께 찾아온다.

그리고 또 다른 도전이 있다. 바로 중국산 김치다. 과거에는 값싼 대체제로만 여겨졌던 중국산 김치는 최근 품질과 맛을 끌어올리며, 작년에만 30만 톤이나 소비되었다. 특히 올해는 어려운 외식 경기로 인해, 상반기 10% 이상 더 수입되었다.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중국산 김치는 그 영역을 시나브로 확대하고 있다.

해외에서 종가 김치를 소개할 때 스스로 묻게 된다. “왜 한국 김치여야 하는가? 왜 종가이어야 하는가?” 우리는 김치에 한국인의 정서와 문화를 담았다고 믿어왔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시대가 되었다. 세계의 소비자는 스토리와 함께, 경험을 원한다. 맛과 품질, 그리고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김치 종주국이라는 자부심도 힘을 잃을 수도 있다.



종가 김치는 서울올림픽 때부터 시작하여, 세계 최초의 상품 김치 브랜드로서 거의 40년간 한국 김치의 맛을 전 세계에 전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신선식품인 김치의 특성상 발효현상으로 부풀기도 하고, 미생물(젖산균, 효모)로 인해 하얗게 변하기도 하며, 시간이 지나면서 신맛이 강해지는 등 변화무쌍한 김치의 특성을 현지인들에게 설명해야 했다. 그리고, 현지 입맛에 맞춰 매운맛을 조절하기도 하고, 다양한 채소로 현지 특화 김치를 만들고, 유통 환경에 맞는 포장과 생산 기술도 개발해왔다. 그 결과 김치는 더 이상 한국인의 전유물이 아니라, 세계인이 즐기는 발효식품으로 자리를 넓혀가고 있다.

한국은 전쟁의 폐허 속 세계 최빈국에서 불과 70여 년 만에 세계 10대 강국으로 도약했다. 그 한강의 기적이라는 경이로움의 배경에는 꿈을 향한 끈질긴 노력과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있었다. 그런 한국의 소울푸드 김치 역시, 언젠가는 세계인들에게 건강하게 소비되는 식재료로서, 당당히 자리 잡을 것이라 꿈을 꾼다. 계절은 지금처럼 변해갈 것이고, 이상기후는 계속되고, 중국산 김치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도전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한국 김치 대표, 종가 김치의 진심과 열정은 지난 40년을 달려온 것처럼 변하지 않고, 지치지 않고 꾸준하게 나아갈 수 있게 했던 근간이였다.

우리의 K-Food 대표, 종가 김치는 김치 브랜드 최초 ‘매출1조원’이라는 담대한 목표를 수립하고 지난 수년간 달려왔다. 현재 80개국이상 진출하며, 그 꿈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이 험난한 길은 결코 혼자가 아니었다. 원부재료 확보부터 생산, 연구개발, 품질관리, 글로벌 영업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이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한 포기 한 포기의 김치를 세계로 보내고 있다.

어느 철학자가 말했다.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두려움을 안고도 나아가는 힘이라고. 또한, 우리에게 ‘포기’는 김치를 세는 단위일 뿐이다. 두려움 앞에서도 ‘용기’를 담아, ‘포기’ 없는 종가 김치는 전 세계인이 김치를 먹는 그날까지 세계를 향해 묵묵히 나아갈 것이다.

봄의 개나리가 피고, 지고, 여름의 폭염이 지나고, 가을하늘이 공활해지고, 매서운 겨울이 다시 찾아와도, 우리의 김치 사랑은 변하지 않는다.

그것이 종가가 걸어온 길이고, 앞으로 걸어갈 길이다.

정찬기 대상 글로벌 김치마케팅팀장이 25년 7월 25일 세계김치연구소에서 열린 김치업계 관계자 역량강화교육에서 발표중이다. (사진=대상)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