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서 올해 상반기 성인식을 하다 39명의 청소년이 사망했다. 또 수십 명은 생식기 절단 등 중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과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남아공 부족인 코사족의 전통 성인식인 '울왈루코'를 진행하다 청년들이 대거 숨졌다.
이 의식은 코사족 사이에서 진정한 남성으로 인정받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다. 16세에서 26세 사이의 소년들이 참가해 외딴 움막에서 일정 기간 머무르며 수 주간 합숙하며 진행된다.
해마다 수십 명이 사망하거나 장애를 입는 이 전통 의식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일부 지역에서 여전히 ‘진짜 남자’가 되기 위한 필수 절차로 여겨진다.
이 기간 소년들은 '성인식 학교'에 있는 것처럼 엄격한 규율을 따른다. 의식을 마치면 책임감과 절제력이 있는 어른 남성으로 대우받는다. 해당 의식을 받지 않은 남성은 부족 회의 참석, 결혼, 성인 행사 등에 참여할 수 없다.
성인식에 참가한 오브리 은킨카는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소년들이 성인식에 참여하기에 나 또한 그들과 같아지고 싶었고, 진짜 남자가 되고 싶었다"라고 성인식 참여 이유를 말했다.
문제는 생식기를 일부 절단하는 의식인 할례다. 할례 과정에서 현대 의료 기준을 무시한 채 훈련받지 않은 전통 시술자가 비위생적인 도구(녹슨 창, 날이 무뎌진 면도칼 등)로 생식기를 절개한다.
이 과정에서 탈수, 패혈증, 괴사 등으로 인한 사망이 다수 보고됐다. 정부는 올해 사망자 제로 목표를 세웠지만, 여전히 인명 피해는 되풀이됐다.
이는 오랫동안 지속된 오래된 악습이다. 아파르헤이트 철폐에 앞장섰고, 2021년 세상을 떠난 노벨평화상 수상자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는 사망 전인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공중보건 기준을 반영해야 한다"며 의료인과 전통 지도자 간 협력을 촉구한 바 있다.
전통 지도자인 시포 말랑구 전국전통지도자협회 부회장은 "전체 피해자의 80% 이상이 불법 학교에서 발생한 사례"라며 "이는 문화라기보다 범죄"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남아공 정부에 따르면 올해도 여전히 불법 '성인식 학교' 수백여 곳이 운영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지난 2024년에는 최소 11건의 음경 절단이 발생했으며, 2020년 이후 입원자 수는 수천 명, 최근 5년간 누적 사망자는 361명에 달한다.
정부는 2029년까지 이러한 '성인식 학교' 수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모든 시술자는 등록된 자격자에 한하도록 하는 법을 시행 중이다.
그러나 지역사회 내부의 강한 압력과 낙인 문화, 부모의 무지로 인해 강제적 참여가 여전히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전 보건부 장관 즈웰리 음키제는 탈수, 괴저, 패혈증 등으로 인한 사망 사례가 대부분 덥고 건조한 여름철에 집중되는 점을 들어, 의식을 더 이상 여름에 진행하지 말아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전통문화와 현대의료의 조화를 통한 제도 개선 없이는 비극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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