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안다인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당대표를 뽑는 8.2 전당대회를 하루 앞두고 1일 정청래·박찬대 후보가 막판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지난달 19~20일 진행된 충청·영남권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에서 박 의원(37.35%, 4만5310명)은 정청래 의원(62.65%, 7만6010명)에게 25.3%포인트 뒤지는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충청·영남권 투표 비율은 전체의 8%에 불과하고 아직 92%의 표가 남은 만큼 결과를 단언할 수는 없다.
정 후보는 당대표 선거 이틀 전인 31일부터 라디오 외에는 공개 일정을 올리지 않았다. 대신 직접 대의원 등에게 전화를 돌리며 지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후보 측 관계자는 "마지막에 더 간절하게 선거에 임하기 위해 후보가 직접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후보는 31일부터 이틀간 진행하는 권리당원 투표 참여도 독려했다. 특히 호남권 권리당원의 투표율이 21.88%로 경기·인천(36.05%), 서울·강원·제주(31.18%)에 못 미친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리는 청년위원회 정책 제안서 전달식에 참석한 뒤 '전국 청년 릴레이 지지 선언'에서 세몰이에 나선다. 앞선 당원 투표에서는 정 후보에게 밀렸지만, 여론 조사상 청년층이나 여성 지지율에서는 박 후보가 우세하다는 게 캠프의 판단이다.
다만 청년층의 경우 40∼50대 주류 당원보다 상대적으로 투표 참여가 저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박 후보 역시 투표 독려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의원 1표 가치, 권리당원 17표
민주당 대의원은 국회의원, 전직국회의원, 지역위원장, 당무위원, 중앙위원 등 1만 600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대의원의 한 표는 권리당원 17표의 가치를 지닌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대의원은 15%를 차지하고 있다.
대의원은 권리당원이나 일반 국민보다 당무에 깊게 관여하다 보니 정무적인 판단이 중심이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와는 달리 현역 의원들의 지지가 박 의원 쪽으로 쏠린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현역 의원들이 박 후보를 많이 돕고 있고 박 후보를 돕는 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를 내려가 당원을 만나면서 선거 운동을 하기도 했다. 정 후보 측 관계자도 "박 후보 쪽에 45%, 중립에 45%, 정 후보쪽에 10%의 국회의원들이 있다"고 말하기도 하며 원내에서는 박 후보의 지지세가 센 것을 알 수 있다.
박 후보는 대의원 지지를 최대한 확보해 불리한 판세를 뒤집겠다는 전략이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대의원 투표 가치가 권리당원 대비 17배인 만큼, 그분들이 적극적으로 투표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대의원의 한 표는 민주당 당헌에 따라 권리당원 17표의 가치를 지닌다. 대의원들의 전략적 투표가 선거 결과에도 충분히 영향을 줄 수 있는 셈이다.
정청래 '당심' 박찬대 '명심' 강조로 지지층 결집
또 정 의원과 박 의원은 '당심'과 '명심'을 가지고 지지층 결집을 하고 있다.
박 후보는 이재명 정부와 한몸임을 보이는 '명심' 선명성으로 경쟁했다. 박 후보는 페이스북에 '한미 관세협상 타결' 소식을 전하며 "이재명 정부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의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우리 기업들이 공정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저도 국회에서 이재명 정부의 통상 외교,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전폭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정청래 "국회의원 오더표는 이제 안 통해"
'당심'으로 밀고 가는 정 후보는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당원들이 국회의원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이 당원들의 눈치를 보는 시대로 변했다"며 "국회의원의 오더표(조직적 투표)는 이제 통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이제 의원이 당원의 눈치를 보는 시대로 변화 발전했는데 이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의원끼리 몰려다니고 의원 몇 명 확보했다며 숫자로 장사하려는 순간 바로 당원에게 철퇴 맞는다"며 "지지하는 의원 숫자가 많을수록 당원의 반감을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면 시대흐름을 잘못 읽고 있는 것이다"라고 적었다.
그는 "전국 대의원 표가 전당대회를 좌지우지하던 시절이 있었다"라며 "국회의원, 지역위원장이 자신들의 말을 잘 듣는 대의원을 뽑아놓고 전당대회장에 올라오는 버스 안에서 소위 오더(누구 찍어라)를 내리는 방식이 있었다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전설이 있었다. 이번에는 이런 구태가 없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때의 전당대회는 이처럼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을 몇 명 확보했느냐가 승부의 관건이었다"라며 "그러니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을 어떻게든 꼬시려했고, 그러면서 계파를 형성했고, 그 계파는 공천 나눠 먹기로 부패해 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나는 십수 년간 이런 대의원이 전당대회를 결정적으로 결정하는 구태를 청산하고, 당원의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당원 주권 정당 건설을 위하여 투쟁해 왔다"며 "다행히 나와 뜻이 같았던 이재명 당 대표 시절에 이재명 대표와 의기투합해, 대의원 비율을 대폭 축소하고 권리당원 비율을 대폭 늘렸다"고 밝혔다.
박찬대 "마지막까지 아름다운 경쟁 펼쳐야"
박 후보 캠프는 정 후보가 올린 페이스북 글을 의식한 듯 1일 '더 크게 하나 되는 전당대회를 위한 캠프의 호소문'을 언론에 공지하고 "선거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왜곡한 프레임 공격과 갈라치기 시도, 상대 후보에 대한 지나친 네거티브가 일부 있었고 현재도 진행 중임은 반성해야 할 점"이라고 지적했다.
캠프는 "당 대표 선거는 더 크게 하나가 되는 과정이어야 한다"며 "차이보다는 공통분모를 찾고 적대적 대결보다는 선의의 경쟁으로 '더 나은, 더 필요한 후보'를 고르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너무 뜨거워져 경쟁이 격화된 결과라면 이제라도 차분히 식혀야 한다"며 "마지막까지 정정당당하게 역대 최고의 전당대회로 길이 남을 수 있는 아름다운 경쟁을 펼치자"고 당부했다.
민주당은 오는 2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서 차기 당대표를 선출한다. 당초 호남권(광주·전북·전남) 및 경기·인천권 순회경선은 각각 지난달 26, 27일로 예정됐지만, 수해 피해지역 복구 활동을 위해 미뤄졌다. 이에 따라 오는 2일 두 지역은 서울·강원·제주지역과 통합해 '원샷 경선'으로 치러진다.
민주당은 30일부터 호남·수도권·강원·제주 지역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를 시작한 데 이어 31일부터 이틀간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ARS 여론조사에 돌입했다. 대의원 투표는 전대 당일인 2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현장 투표로 진행된다. 민주
당의 이번 대표 선거는 권리당원 55%, 대의원 15%, 일반 여론조사 30%를 합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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