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한나연 기자 | 올해 상반기 대형 건설사들의 성적표가 극명하게 갈렸다. 삼성물산은 반도체 공사의 준공 후 축소 여파로 외형과 이익이 동시에 줄었고, 대우건설은 매출은 감소했지만 수익성을 방어하며 영업이익이 소폭 개선됐다. 반면 현대건설·GS건설·DL이앤씨는 주택 부문 공정 안정화와 원가율 개선 효과로 실적을 끌어올렸다. 하반기엔 도시정비·신사업 성과가 실적 반등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요 대형 건설사 대부분이 매출 감소를 겪었지만 일부 기업은 뚜렷한 실적 반등을 보였다. 자재비 안정세와 주택부문 공정 정상화가 이어지면서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곳이 있는 반면, 기수주 공사 종료 및 영업비용 상승 등으로 고전한 곳도 있었다.
먼저 지난 30일 실적을 발표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상반기 매출이 7조150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줄었고, 영업이익은 2770억원으로 55% 감소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등 하이테크 일감의 준공 후 축소와 주택 마케팅 비용의 지출로 인해 전년 대비 외형과 이익이 크게 축소됐다. 또 올해 삼성물산이 힘을 준 주택사업 역시 영업력 강화가 마케팅 비용 상승으로 이어졌다.
대우건설의 경우 상반기 매출은 4조3500억원으로 전년보다 18.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6.3% 증가한 2335억원을 기록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현장 수가 감소해 매출액은 줄었지만 공사 원가 상승기에 착공한 현장들이 순차적으로 준공되고 주택건축사업 부문 수익성이 개선돼 영업이익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 연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 15조1763억원, 영업이익 430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고원가 프로젝트 종료와 주택부문 공정 안정화 효과가 반영되면서 2분기 영업이익은 21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3% 급증했다. 원가율은 지난해 94.9%에서 93.5%로 낮아졌다. 현대건설 측은 “공사비 급등기에 착공한 현장이 차례로 준공되고 수익성이 확보된 주요 공정이 본격화하면서 올해 들어 뚜렷한 영업이익 회복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울산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힐스테이트 더 운정, 디에이치 클래스트 등 국내 사업 실적 견인과 사우디 아미랄 패키지4, 파나마 메트로 3호선 등 해외 주요 현장의 공정 안정화로 연간 매출 목표 절반을 달성했다는 분석이다.
DL이앤씨는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3조7996억원, 영업이익 2071억7700만원을 잠정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4.07%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121.67% 개선됐다.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는 원가율의 지속적인 안정화가 꼽힌다. DL이앤씨는 4개 분기 연속 90% 이하 원가율을 유지하며 수익성 개선 기조를 보이고 있다
GS건설 역시 상반기 매출은 6조25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324억원으로 41.8% 증가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2분기 기준 매출은 3조1961억원으로 1분기보다 4.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6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5% 급증했다. 2분기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건축주택사업본부가 2조1484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6.9% 증가했고, 특히 플랜트사업본부의 매출이 3407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20.1% 증가했다.
하반기 각 사의 전략은 한층 분명하다. 현대건설은 도시정비사업과 데이터센터, 원전·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에너지 신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GS건설은 도시정비 시장 확대와 친환경 인프라(수처리·모듈러) 강화에 집중한다. DL이앤씨는 안정적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수익성 중심 수주 확대에 나선다. 대우건설은 체코 원전, 이라크 항만·공군기지, 베트남 신도시 개발 등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와 수도권 주택건축사업 확대를 동시에 추진한다.
다만 해외사업 원가 상승, 환율 변동성, 지방 주택시장 침체 등 불확실성 요인은 여전하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자재비 안정 효과가 이어지고 있지만 해외 원가 부담이 지속될 경우 하반기 개선 폭은 제한될 수 있다”며 “도시정비와 신사업의 성과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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