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평이’ 구조 ‘전환’···삼성전기, 전장·패키징·에너지 3축 재편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실적 ‘평이’ 구조 ‘전환’···삼성전기, 전장·패키징·에너지 3축 재편

이뉴스투데이 2025-08-01 14:49:28 신고

3줄요약
[사진=삼성전기]
[사진=삼성전기]

[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삼성전기가 스마트폰 중심 부품사 이미지를 벗고, 산업 인프라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고 있다. 실적의 외형보다는 구조가 바뀌었다는 점에서 이번 2025년 2분기 성적표는 의미가 남다르다. 고부가 산업용 부품이 성장의 중심으로 자리 잡으면서 삼성전기는 단순한 부품 공급사를 넘어 산업 기반을 구성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반도체·전장·에너지 등 글로벌 산업이 구조적 전환기에 접어들면서 핵심 정밀소재와 패키징 기술은 이제 단순한 후방 부품이 아니라 산업의 토대를 구성하는 전략적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기의 체질 변화는 이런 거시적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결과라는 평가도 제기된다.

지난달 31일 공시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2조7846억원, 영업이익 213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2%, 영업이익은 0.7% 증가했다. 수치상으로는 완만한 증가에 그쳤지만, 내부 구성 변화를 근거로 시장에서는 구조 전환의 신호로 보는 시각도 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전장향 고압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수요 증가로 컴포넌트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0% 이상 늘어난 1조2800억원을 달성했다. AI 패키징 수요에 힘입은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중심 패키지솔루션 부문은 13% 이상 성장, 5600억원을 올렸다. 반면 스마트폰용 광학솔루션은 9300억원으로 소폭 개선에 그쳤다. 다만 하이엔드 전장용 렌즈의 비중 확대가 수익성 방어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삼성전기는 이 같은 구조 전환을 ‘Mi-RAE 전략’이라는 청사진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CES 2025에서 장덕현 사장이 발표한 이 전략은 ‘모빌리티, 로보틱스, 인공지능·서버, 에너지’를 미래 4대축으로 삼고 해당 분야에 특화된 고부가 부품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방향성을 담고 있다. 이는 부품 다양화가 아니라, 정밀 소재 기술을 수직 계열화하며 산업 전환기에 맞춘 공급망을 내재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애플향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비중이 절대적인 LG이노텍이나 범용 부품 위주의 중소 부품사들과 달리, 삼성전기는 산업 구조 자체를 선점할 수 있는 전장·AI·에너지 인프라 부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차별화가 뚜렷하다. 단순 매출 확대보다는 산업지형 변화에 따른 수요 구조 개편을 겨냥한 접근이라는 점에서 평가가 다르다.

실제 제품 전략도 이 구상에 맞춰 전개되고 있다. 전장·로봇용 MLCC는 고온·고압 대응 제품으로 글로벌 완성차 및 산업용 로봇 제조사 중심의 공급을 확대, FCBGA는 베트남 신규 생산라인 가동을 통해 공급 안정화를 확보했다.

고속·고밀도 패키징에 적합한 실리콘 캐패시터는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가며 연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잡고 있다. 기존 MLCC·기판·패키지 역량을 고부가 산업 전반으로 확장하는 구조다.

에너지 응용 사업으로의 확장도 본격화했다. 삼성전기는 CES에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와 수전해전지(SOEC) 개발 로드맵을 처음 공개했다. 오는 2026년까지 셀·스택 기술 내재화를 마치고, 2027년부터 상용화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신사업 진출이 아닌, 기존 정밀 세라믹·패키징 기술을 기반으로 에너지 소재 시장으로의 수직 확장을 의미한다. 유리기판 역시 세종사업장 내 파일럿 라인을 가동 중이며 고주파 AI·서버용 기판 수율 확보 및 상용화 검증을 병행하고 있다.

이 같은 전환은 조직 문화와 실행 체계에도 반영되고 있다. 삼성전기는 사내 스타트업 프로그램인 ‘S-CUBE’를 통해 신기술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구조를 정례화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신사업 개발을 넘어 조직 내부의 유연성과 기술 이전 속도를 높이려는 체질 변화의 하나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도 삼성전기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과거 스마트폰 중심의 수주 산업 구조에서는 외부 수요 변화와 가격 압박에 실적이 크게 출렁였다. 그러나 현재는 MLCC·FCBGA 등 고정 수요 기반 산업 부품의 비중이 커지면서 수익성 안정성과 기업가치의 변동성 모두를 완화하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기를 전통적인 부품사에서 산업 인프라 기업으로 재평가할 시점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관건은 실행력이다. 시장에서는 2026년까지 FCBGA 연 매출 1조원 달성, 2027년 SOFC 상용화가 실제로 실현되는지를 삼성전기 체질 변화의 분기점으로 본다. 단기적으로는 원화 환율, 글로벌 AI 사이클, 고객사 발주 흐름 등 외부 변수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산업 구조에 연동된 안정적 수요 기반을 확보할 때 삼성전기의 기업가치 기준선은 과거와 전혀 다른 궤도에 오를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의 경쟁력은 이제 특정 스마트폰 부품 납품 여부가 아니라, 산업의 기반을 구성하는 정밀 전자소재와 패키징 기술을 얼마나 안정적이고 고부가로 공급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회사가 그 평가 기준 자체를 스스로 다시 설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이뉴스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