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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등은 가자지구 보건부를 인용해 최근 24시간 내에 아기 2명이 추가로 굶주려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사망한 두 살 아기의 체중은 8㎏으로 또래 평균 체중인 12㎏에 한참 못 미쳤다. 이 아기와 가족은 칸 유니스 서쪽 피난 캠프에서 머무렀는데, 식량과 우유 및 기본 생필품을 거의 구할 수 없었다.
아기들은 모유나 분유가 없어 딱딱한 콩을 물에 갈아 넣은 콩물이나 참깨 소스의 일종인 타히니 등 영유아에 적절하지 않은 음식을 먹고 있다.
한 가자지구 주민은 “분유 대신 타히니를 물에 섞여 주는데 4개월 아기가 먹지 않는다”며 “가끔 물을 주기도 하는데 마실 물도 없다. 어떤 종류든 구할 수 있는 약초 같은 걸 끓여서 준다”고 말했다. 통상 생후 6개월 미만 아기는 신장이 발달이 미숙해 분유를 타지 않은 맹물을 먹이지 않는다.
가자지구 아기들은 굶주림에 지쳐 울지도 못하고 힘없이 조용히 누워만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날 전했다. 기저질환 없이 건강하게 태어난 아기들도 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려 병원에 입원하고 있다.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 이후 굶어 죽은 사람은 어린이 91명을 포함해 총 160명에 달한다. 특히 상당수가 최근 몇 주 사이 목숨을 잃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EF)은 최근 가자지구 주민 3분의 1이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가자지구의 기아 위기가 심각해지자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태도를 바꿔 가자지구에 식량 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가 이스라엘에 방문해 베냐민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가자지구 휴전안과 기아 위기 타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위트코프 특사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도하는 구호품 배급 단체 가자인도주의재단(GHF)도 방문할 예정이다.
가자지구 기아 사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GHF는 현재 4곳인 가자지구 내 배급소를 8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GHF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각각 3000만달러(약 418조원)을 지원해 설립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로 이 자금이 집행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GHF는 후원자 목록을 공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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