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마켓이 티몬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IPO(기업공개)의 포석으로 인수를 결정한 모양새지만 과제는 녹록지 않다.
티몬은 시장에서 한차례 잃었던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마음을 돌린 판매자(셀러)를 다시 유치해야 하는 상황이다.
티몬의 재무상태도 오아시스마켓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IPO 준비로 몸집을 불리려다 수익성까지 악화될 수 있는 우려도 나온다.
티몬 정상화에 대규모 투자
오아시스마켓은 지난달 티몬 인수를 확정한 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몸값 불리기가 필요했던 상황에서 외형 확대 효과를 제대로 보게 됐다. 최근 티몬이 영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막바지 준비에 들어갔다.
티몬은 내달 중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오아시스마켓 품에 들어왔지만 티몬 독자 브랜드는 유지될 전망이다. 오아시스마켓은 티몬의 강점인 기존 오픈마켓 비즈니스를 활성화하고 여기에 빠른 배송 서비스를 결합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오아시스마켓이 티몬을 인수하려는 의지는 확고했다. 당시 인수금액 181억원을 선지급한 데다 유상증자 방식으로 500억원 규모의 신주 투자를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오아시스마켓의 당기순이익 223억원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티몬의 과거 거래액은 수 조원대로 오아시스마켓의 직매입 거래 규모보다 약 10배 많다. 티몬의 연간 거래액은 지난 2022년과 2023년 각각 약 3조8000억원, 6조3000억원이다. 같은 기간 오아시스마켓의 매출액은 4272억원, 4754억원을 기록했다.
티몬, 시장 신뢰회복 과제
티몬이 재무구조를 회복하면 이커머스 시장 내 오아시스마켓의 위상이 높아질 전망이다. 다시 도전하는 IPO에도 가속도가 붙을 거란 기대를 받는다. 오아시스마켓은 앞서 2023년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기대하며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다만 신뢰 회복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지난해 7월 티몬 미정산 사태로 아직도 정산금을 못 받은 업체들이 있는 데다 재입점 의사를 거절한 업체들도 있다. 대규모 금액을 대손처리한 업체들 입장에선 다시금 리스크에 노출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오아시스마켓이 티몬에 적용한 변제율이 0.75%에 불과한 점도 점주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거래 기업들까지 2·3차 파산 위기에 놓일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오아시스마켓은 셀러들을 설득 중이다. 티몬 인수를 확정한 지난달에는 업계 최저수수료와 구매확정 후 익일 정산 시스템을 도입해 기존 피해 셀러들을 지원한다고 약속했다.
오아시스마켓 재무 건전성 우려도
재무적 부담도 불가피하다. 지금까지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는 티몬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오아시스마켓의 재무 건전성 마저 악화될 수 있어서다.
오아시스마켓은 1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견고한 재무 구조를 지켜왔다. 반면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티몬의 누적된 적자는 3000억원에 달한다.
기업이 외형 성장을 위해 무리한 확장을 하면서 재무적인 부담으로 무너지는 사례는 있었다. 오아시스마켓의 재무 악화 가능성도 없지 않단 얘기다.
온·오프라인의 시너지를 기대하며 기업을 인수했지만 이후 법정관리에 들어간 ‘정육각’과 외형 확장을 위한 무리한 인수로 티메프 사태를 야기한 ‘큐텐’이 그 예시다.
오아시스마켓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IPO는 티몬 인수와 상관없이 예전부터 생각해 온 것”이라며 “재추진 시기는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어 “티몬의 운영 방향은 오아시스마켓과의 물리적 결합이 아닌 티몬의 현재 브랜드를 유지하며 재건하는 것을 계획 중”이라고 강조했다.
박달님 기자 pmoon55@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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