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부동산 투자는 초기 자본이 많이 필요한 분야로 여겨진다. 그러나 최근 대구에서 소액을 들여 낙찰받은 빌라를 되팔아 수천만 원의 수익을 거둔 사례가 확인되면서 적은 자본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경매 투자 방식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해당 사례의 주인공은 대구시 서구 내당동에 위치한 4층 규모의 빌라 2층(전용면적 약 75.9㎡, 23평) 매물을 매입했다. 해당 빌라는 1995년 2월에 준공된 노후 주택으로 2023년 12월 농협은행이 근저당권을 근거로 임의경매를 신청했다.
초기 감정가는 1억7,600만 원이었으나 두 차례 유찰되며 3차 입찰 당시 최저매각가는 8,624만 원까지 낮아졌다. 작년 10월 열린 입찰에는 총 13명이 참여했으며 이 중 A씨가 1억1,000만 원을 써내며 해당 빌라를 낙찰받았다.
임차인이 없던 매물이었기에 낙찰 후 명도 비용도 들지 않았고, 취득세·법무사 수수료·간단한 내부 수리 비용 등을 포함해 약 521만 원의 부대비용을 추가 지출했다. 이후 130일이 지난 올해 3월 A씨는 해당 빌라를 1억6,500만 원에 매각하면서 총 5,500만 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세금 등 각종 제반 비용을 제외한 순수익으로 환산하면 약 4,028만 원에 달한다. 만약 경락잔금대출로 낙찰가의 절반을 조달했다면 실제 자본 투입액은 약 6,021만 원으로 자기자본수익률(ROE)은 약 67%에 이른다. 이는 전통적인 부동산 투자에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익률이다.
이처럼 성공적인 사례가 등장하면서 최근 경매시장에는 2030 청년층의 유입이 늘고 있다. 실제로 법원 경매 입찰 현장에서는 젊은 직장인과 대학생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직장인 이모(28) 씨는 "아파트는 너무 비싸서 엄두가 안 난다"라며 "그래서 빌라 경매에 관심을 두고 학원도 다니며 공부 중"이라고 전했다.
경매 위험 충분히 고려하고 투자 나서야
직장인 신모(33)씨 또한 "위험 부담이 있어서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지만 유일한 내 집 마련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퇴근 후 치킨 먹을 시간에 경매 공부를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지난 5월 기준 국세청 통계를 살펴보면 개인 부동산 매매사업자 중 30세 미만은 1,113명으로 집계돼 1년 전 대비 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사업자 역시 같은 기간 3,566명에서 4,868명으로 37% 이상 늘어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경매 투자가 항상 성공적인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광운대학교 서진형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최근 경매 경쟁률이 치솟으면서 낙찰가율이 지나치게 올라간 상황"이라며 "실제 거래가보다 감정가가 높거나 권리관계가 복잡한 물건에 투자하는 경우 손실 위험이 크다"라고 경고했다.
명지대학교 김준형 부동산학과 교수도 "무턱대고 투자에 나서는 ‘묻지마 투자’는 경매 시장에서도 위험하다"라며 "철저한 분석과 사전 조사 없이는 낭패를 볼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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