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국민의힘은 30~31일 이틀 동안 8.22 전당대회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등록을 마치고, 8.22 전대레이스가 본격 시작됐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안철수·조경태·주진우 의원 등 4명이 30일 등록을 마쳤으며 장동혁 의원까지 후보등록을 마쳐 최종 5명이 당대표 자리를 두고 5파전의 경쟁에 나선다.
당대표 출마 의사를 밝혔던 양향자 전 의원은 최고위원 출마로 선회했고, 장성민 전 의원은 불출마 선언을 했다. 최고위원 후보는 무려 15명이나 최종 등록했다.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는 지난 대선 경선에 이어 다시 한 번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찬성파와 반대파의 대결로 귀결됐다.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탄핵의 수렁과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끝내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했다.
탄핵을 둘러싸고 당내 내홍으로 극심한 갈등에 시달리며 당 지지율이 17%까지 떨어진 상황에서도 여전히 '윤 어게인'을 외치는 극우세력이 당권 주자로 나왔으며, 최고위원에도 강성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들이 대거 출마했다.
특히 당 지지율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는 '윤 어게인' 세력인 전한길 씨의 등장이 전당대회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전 씨의 입당과 함께 극우성향의 10만 당원이 동반 가입했다고 주장하는 '10만 당원 양병설'에 이어 '당대표 후보 사전면접', 신천지와 통일교의 경선 개입설 등 국민의힘을 둘러싼 각종 악재도 겹친 상황이다.
'반탄파'인 김문수-장동혁-주진우 후보간의 '반탄 극우연대'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사전면접'을 하겠다고 공언한 전한길씨는 '김문수-장동혁 후보단일화'를 주장하고 있다.
또한 '찬탄파'인 개혁 주자들 간의 연대도 전당대회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당권주자로 출마선언을 한 조경태 의원은 같은 개혁파인 안철수 의원을 향해 개혁 후보들 간의 단일화를 요구하고 있고,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을 치르게 돼 있어 후보들 간 '단일화'를 놓고 수싸움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8.22 전당대회까지 4번의 권역별 합동토론회 거칠 예정
4명 선정 예비경선 8월5~6일 당원 50% 대 국민 50%...8월22일 본경선 당원 80% 대 국민 20%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다음 달 22일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열린다. 등록 후보자가 4인을 초과해 다음 달 5~6일 예비경선(컷오프)을 치르게 되며 예비 경선은 책임당원 50%, 일반 국민 여론 50%로 본선 후보 4인을 최종 선정한다. 본선 진출 후보에는 지난 대선 경선과 마찬가지로 '찬탄, 반탄' 후보가 각각 2명씩 들어갈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8월22일 치러지는 전당대회 본경선 룰은 당원 80%, 일반국민여론조사 20%다. 일반국민여론조사는 역선택 방지를 위해 민주당 지지층은 제외하고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을 대상으로 한다. 당대표와 최고위원 후보자 비전대회를 다음 달 3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개최한다. 이어 후보들 간 합동연설회는 권역별로 4번 실시하며 8일 대구·경북을 시작으로 부산·울산·경남 12일, 충청·호남은 13일, 수도권과 제주는 14일에 열린다.
당대표 후보들의 방송토론회는 총 4회로 8월 10, 17, 19일에 걸쳐 세 번 진행하며 22일 전당대회에서 과반 득표율을 얻은 후보가 없을 경우 결선투표를 추가로 열 계획이다. 결선투표가 이뤄질 경우 23일을 포함해 네 번의 토론회가 있을 예정이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31일 비상대책의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선관위 의결 사항을 전달하며 "금지되는 선거운동과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 등에 대해 구체적 금지행위 승인됐다. 후보자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해 캠프 직책을 맡은 분들이나 조직적, 공개적으로 특정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배석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특별히 달라지는 내용은 없고 그동안 진행했던 선거 사례를 준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심사 컷오프와 서류심사에 대해선 "당헌·당규에 규정된 것처럼 당에 해당행위 하거나 당에 부정 영향 끼친 인물은 기준에서 컷오프한다. 다만 서류심사 외에도 여러 행동들 언행이나 종합적으로 판단될 것 같다"고 전했다.
당대표, 김문수·장동혁·주진우 '반탄' 대 안철수·조경태 '개혁·찬탄' 대결
당대표 후보로는 김문수 전 노동부 장관과 장동혁·조경태·안철수·주진우 의원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김 전 장관과 장 의원은 대표적인 반탄파로 꼽힌다. 친한동훈계에 속했지만 탄핵에 대한 이견으로 한 전 대표와 갈라선 장 의원은 최근에는 친윤의 지원을 받고 있다.
김 전 장관과 장 의원은 극우세력이자 '윤 어게인'을 외치는 전한길 씨의 입당을 옹호하며 극우 유튜브에 출연을 예고했고, 실제 장 의원은 31일 전 씨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전당대회 기간이나 이후에 윤 전 대통령 면회를 하러 갈 생각이 있나'라는 전 씨의 질문에 "당대표가 된다면 적절한 시점에 면회를 가겠다"고 답하며 '尹절연'을 외치는 당내 개혁파와는 반대의 길을 걸었다.
김 전 장관은 연일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했다. 31일 오전 국회에서 비전·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내부 갈등과 반목을 극복하고 단결하겠다"며 "총통 독재와 야당을 말살하려는 무도한 극좌 정권의 정치 탄압, 극우몰이 선전 선동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이 대정부 투쟁을 강조하며 단결을 전면에 내세워 강성 지지층 결집을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
주진우 의원은 '반탄파'라는 점에서는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전한길의 극우에는 비판적 입장이다.
반면 찬탄파인 조경태·안철수 의원은 '개혁 당대표'를 자처했다. 찬탄파 진영은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탄핵 반대에 앞장선 반탄 인사를 '인적 쇄신'의 최우선 대상으로 지목하고 있다. 인적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당의 변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당내 물갈이를 예고하고 있다.
안 의원은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을 좀비정당의 위기에서 지켜달라. 최고위원 접수 현황과 예상 출마자들에 대한 보도를 보고 우려를 떨칠 수 없다"며 "원내외 혁신 후보들의 최고위원 출마를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직접적으로 '혁신' 후보의 출마를 부탁하며 세력 결집에 나선 안 의원은 "친길 당대표, 계몽령 최고위원, 윤어게인 청년최고로 구성된 국민의힘 지도부가 세워지면 어떻게 되겠나"라며 "특검과 이재명 민주당이 조준하고 있는 내란당 함정에 완벽히 걸려들어 정당해산의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며 김 전 장관과 장 의원을 겨냥했다.
당초 당권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양향자 전 의원은 31일 당대표가 아닌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양 전 의원도 반친윤이자 찬탄파의 입장에 서며 "수석 최고위원이 돼 혹여 있을지 모를 최고위원들의 쿠데타를 막겠다"고 밝혔다. 그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 어게인 지도부 탄생, 국민의힘 분당을 막기 위해 최고위원으로 출마한다"고 말했다.
양 전 의원의 이 같은 결정은 같은 '혁신파' 당대표 후보로 분류되는 조경태 의원과의 31일 만남이 주효하게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31일 오전 국회도서관에서 조 의원과 회동한 뒤 기자와 만나 "김문수·장동혁의 윤어게인 세력, 우리공화당 세력, 극단적으로 우경화된 세력이 당대표가 된다면 차라리 최고위원들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지도부도 생각해 봐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고 말해 당내 극우 세력을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고위원 15명 출마, 강성보수 '반탄'파 대거 출마…찬탄 소수
네 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 후보군에도 반탄파이자 강성보수 성향을 띤 후보들이 대거 출마했다. 4인을 선출하는 국힘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를 밝힌 인사는 모두 15명으로 각축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최고위원 선거에는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 김민수 전 대변인, 김소연 변호사, 김재원 전 최고위원, 김태우 전 서울시 강서구청장,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손범규 전 국민의힘 인천광역시당 위원장, 신동욱 의원, 양항자 전 의원, 장영하 변호사, 최수진 의원, 함운경 국민의힘 마포을 당협 위원장, 홍석준 전 의원, 황시혁 대구청년혁신아카데미 이사장(이상 가나다 순) 등 15명이 후보로 등록했다.
이 중 대표적인 강성보수 성향의 후보군은 김재원 전 최고위원, 김민수 전 국민의힘 대변인과 김소연 변호사,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 류여해 전 최고위원, 장영하 변호사 등이다. 김 전 최고위원은 당권주자로 나선 김 전 장관의 대선 선거캠프에서 비서실장으로 활동한 인물이다.
김민수 전 대변인은 12.3 계엄 직후 "(윤 대통령이) 계엄으로 한방을 보여주셨다. (계엄의) 전모들이 밝혀지고 나니 과천 상륙작전이다. 선관위 상륙작전"이라며 계엄과 부정선거론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김소연 변호사도 12.3 계엄에 대해 "구국의 결단"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글을 올린 바 있으며 김태우 전 구청장은 탄핵 정국 당시 "대통령님을 우리 손으로 지켜드리자"고 주장했다. 류여해 전 최고위원도 강성보수이자 반탄파로 분류된다.
찬탄파 최고위원 후보로는 양향자 전 의원과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 함운경 서울 마포을 당협위원장, 손범규 인천 남동갑 당협위원장 등 3명만이 꼽힌다.
한 자리인 청년최고위원을 놓고는 박홍준 전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장 직무대행, 손수조 1기 새누리당 중앙미래세대위원장, 우재준 의원, 최우성 청소의프로 대표 등이 4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손수조 대표는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출정식을 열고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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