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위기종 아기 담비가 국립수목원 광릉숲에서 첫 포착됐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최근 광릉숲에 설치된 야생동물 무인센서카메라에 새끼 담비 두 마리가 어미와 활동하는 모습이 촬영됐다고 31일 밝혔다.
담비는 우리나라 산림생태계의 건강성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포식동물로, 이번 새끼 관찰은 광릉숲의 생태적 가치를 입증하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
촬영된 영상에는 크기가 조금 다른 두 마리의 새끼 담비가 어미의 뒤를 따라다니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 분석을 통해 국립수목원은 이들이 올봄에 태어난 개체로 생후 약 100일가량 지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담비는 4월 말에서 5월 초 사이에 새끼를 낳고 생후 4~5개월이면 어미와 육안으로 구별이 어려울 만큼 성장한다. 새끼들은 어미와 함께 겨울을 나며 사냥과 생존 기술을 배우고 이듬해 봄이면 각자의 영역을 찾아 분산한다.
담비는 현재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으로 지정돼 법적보호를 받고 있는 종으로 '한반도 산림생태계의 우산종'으로 불린다.
우산종은 해당 생물의 보호가 그 서식지에서 함께 사는 다양한 생물 종의 보전으로 이어지는 종을 말한다. 담비가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은 다양한 생물들이 공존할 수 있는 건강한 생태계라는 뜻으로 이는 광릉숲의 생물다양성이 풍부하다는 증거다.
광릉숲과 인근에 서식하는 담비는 수컷 2마리, 이번에 새끼를 낳은 암컷 무리 외에도 주변 산림에 3~5개 무리, 약 6에서 10마리의 담비가 더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야생동물생태연구소 이상규 소장은 "이번 영상은 담비가 새끼를 데리고 둥지를 옮기는 과정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며 두 새끼의 크기 차이는 자연스러운 개체 간 성장 차이 또는 암수 차이일 수 있다"며 "광릉숲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담비 생태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립수목원은 경기북부야생동물구조센터, 지역 자치단체 등과 협력해 광릉숲 내 불법 수렵도구 제거 및 서식지 복원, 지역주민 대상 홍보 활동 등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임영석 국립수목원장은 "광릉숲은 생물다양성 보전의 거점이자 살아있는 생태계의 교과서 같은 공간"이라며 "담비 가족의 포착은 그동안 추진해 온 보전활동의 결과로 지속적인 연구와 보호활동을 통해 광릉숲의 생물다양성을 지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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