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연방평의회(상원) 의장이 스위스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마트비옌코 의장은 러시아 권력 서열 3위로 유럽연합(EU)의 제재 대상에 올라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마트비옌코 의장은 제네바에서 열린 제6차 세계국회의장대회와 여성국회의장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7일 제네바에 도착했다. 이 회의들은 국제의회연맹(IPU)이 유엔과 협력하여 주최한 것으로 29일부터 31일까지 개최됐다.
러시아 대표단에는 표트르 톨스토이 러시아 하원 부의장, 레오니트 슬루츠키 하원 국제문제위원장 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제재를 받고 있는 인사들이 포함됐다.
모스크바 타임스는 30일 열린 세계국회의장 대회에서 마트비옌코가 연설하는 동안 유럽 일부 국가 의원들은 항의의 표시로 퇴장했다고 보도했다.
체코 하원을 이끄는 마르케타 페카로바 아다모바 의원은 인스타그램에 “범죄적인 크렘린 정권을 세운 거짓말의 도구가 되는 것을 거부하기 때문”이라고 퇴장 이유를 설명했다.
독일 연방의회 율리아 클뢰크너 의장도 “역사를 왜곡하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역할을 뒤집으려는 냉소적인 시도를 규탄한다”며 “독일은 계속해서 우크라이나 편에 굳건히 설 것”이라고 말했다.
키이우 인디펜던트(KI)는 31일 마트비옌코 상원의장은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배치하고 부분적으로 점령된 우크라이나 지역 4곳을 불법 합병하는 것을 승인하는 러시아 의회 투표를 주관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대표단이 탑승한 러시아 항공기는 EU 전역에서 재재로 영공 진입을 금지됐지만 튀르키예와 지중해, 이탈리아를 거쳐 스위스에 들어간 것도 도마에 올랐다. 해당 항공편은 이틀 후 프랑스와 이탈리아 영공을 거쳐 모스크바로 돌아왔다.
로마의 소식통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스위스 정부의 요청에 따라 영공 통과를 승인했으며, 프랑스 당국과 사전 협의를 거쳤다.
스위스 외무부는 마트비옌코 의장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거부했지만 제재 대상자가 국제 회의에 참석하는 경우 예외가 허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KI는 보도했다.
스위스 외무부 대변인은 “스위스 영공은 러시아 항공기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지만 인도적, 의료적 또는 외교적 목적의 경우에는 예외가 허용된다”고 밝혔다.
제네바 회의에서 마트비옌코 의장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허위 정보를 반복적으로 퍼뜨리며, 2014년 권력을 차지한 ‘나치’가 우크라이나를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KI는 전했다.
유럽 집행위원회는 마트비옌코와 그녀의 비행에 대한 제재 면제를 발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EU 회원국은 인도적 필요, 정부 간 회의 참석, 또는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위한 노력 등의 사유로 사안별로 예외를 승인할 수 있다.
IPU측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대화를 위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초대되었다”고 확인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마트비옌코의 행사 참석을 비난했다. 헤오르히 티히 대변인은 X(옛 트위터)에 “그녀의 자리는 피고석에 있는 것이지 국제회의에 있는 것이 아니다”고 적었다.
앞서 스위스 언론은 이달 초 마트비옌코를 비롯한 러시아인 12명이 제재에도 불구하고 IPU 행사에 초대받았다고 보도했다. 당국은 이들의 입국을 위해 특별 허가를 발급했다.
회의에 참석한 우크라이나 의회 올레나 콘드라티우크 부의장은 러시아 관리들의 참여를 “침략자에 대한 회유이자 위선”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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