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3500억달러(약 487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 중 1500억달러는 한미 조선 협력 펀드로 사용된다. 한국이 강점을 가진 조선업이 이번 협상에서 ‘레버리지’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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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은 31일 무역 협정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25% 상호 관세 적용 하루 전 극적인 타결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큰 고비를 넘겼다”며 안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협상 타결 소식을 전했고 2주 내 이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이를 공식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양국은 8월 1일부터 부과하기로 예고됐던 상호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 반도체나 의약품 등 향후 관세 부과가 예고된 품목들도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불리하지 않도록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한국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게 됐다. 이 중 2000억달러가 반도체·원전·2차전지·바이오 등 경쟁력을 갖춘 산업에 투입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우리 기업들이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대출과 보증이 대부분이고, 직접 투자 비중은 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500억달러는 조선 협력 펀드다. 선박 건조·유지보수(MRO)·조선 기자재 등 조선업 생태계를 포괄한다. 미국 조선업 부활을 위한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에 한국 조선업체들이 적극 참여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 기업 수요에 맞춰 사실상 우리 사업으로 추진되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 조선업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고, 미국 내 선박 건조가 최대한 빨리 이뤄지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농축산물 시장의 추가 개방은 이번 합의에서 제외됐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협상 초기부터 미국의 압박이 있었다”면서 “한미 FTA상 한국 시장의 99.7%가 이미 개방돼 있고, 농축산물은 정치적으로 민감하다는 점을 지속 설득했다”고 말했다.
자동차 관세가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일본과 같은 15%로 책정된 것은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된다. 기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한국 자동차는 미국 시장에서 0% 관세 혜택을 받아왔다. 여 본부장은 “15%는 미국이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수치”라며 “앞으로도 1%포인트라도 낮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에 따라 한미 양국은 정상 회담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김용범 실장은 “구체적인 일정과 방식은 외교 라인을 통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31일) 출국해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외교장관 회담을 갖는다. 한미 정상회담이 이번 외교장관 회담의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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