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괴정동에서 전 연인을 살해하고 도주해 24시간 만에 붙잡힌 20대 남성에 대한 경찰의 대면조사와 구속영장 신청이 지연되고 있다
피의자가 검거 직전 음독을 시도해 건강 상태 악화로 당장 조사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규정상 체포 48시간 이내 구속영장을 신청할 수 있어 경찰은 검찰과 대책을 논의해보겠단 입장이다.
31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전날인 30일 오전 11시 45분께 전 연인으로 추정되는 여성을 살해한 뒤 도망친 A(20대·남성)씨를 중구 산성동에서 현행범으로 긴급체포했다. A씨는 체포 직전 차량 안에서 음독을 시도했다. 운전자가 독극물을 마신 뒤 구토하는 모습을 목격한 한 시민이 음주운전을 의심하고 경찰에 신고했는데,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 자료와 목격자 진술 등을 통해 피의자인 것을 확인하고 곧바로 현장으로 출동했다.
검거 후 신병을 확보한 경찰은 A씨의 몸 상태 악화로 인근 지역 병원으로 후송한 뒤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현재 A씨는 의식이 있고 말도 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급격한 건강 상태 악화를 고려해 의료진이 경찰 대면 조사가 당장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A씨를 압송해 구체적인 범행 경위 조사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었다.
통상적으로 수사기관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체포영장이 집행된 뒤 48시간 이내 피의자 조사를 한 후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A씨의 건강상태가 언제 호전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대책 강구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도주 우려가 있는 피의자를 석방해야 할 수도 있어 이를 막기 위해 여러 대안을 검토해보겠다는 것이 경찰의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구속영장 신청은 피의자 조사를 한 후 진행하는데, 48시간 이내로 하지 못하게 될 경우를 대비해 전날부터 검찰과 대책을 논의 중"이라며 "우선 피의자 호전 경과를 보고 수사팀이 판단을 해야 할 거 같고 어떻게 할지 오늘(31일) 중으로 결정할 예정"라고 말했다.
한편, A씨는 지난 29일 낮 12시 8분께 대전 괴정동의 한 주택가에서 전 연인으로 추정되는 30대 여성을 흉기로 찌르고 도망쳤다. 신고 접수 후 경찰은 곧바로 살인 혐의로 A씨의 행방을 추적했다. A씨는 미리 준비해둔 차량과 오토바이를 번갈아 타며 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전날인 30일 오전에는 피해자의 빈소까지 찾아와 한 시민의 목격신고로 덜미가 잡혔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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