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약 55% 줄어든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수익성에 제동이 걸렸다. 서버용 메모리와 파운드리 매출은 늘었지만 재고 충당금과 환율 하락, 비메모리 수출 제한 등 복합적 요인이 실적을 끌어내렸다. 고부가 사업 중심의 체질 개선이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하반기부터는 AI 수요 확대와 전략 제품 효과로 반등 흐름에 들어설지 주목된다.
31일 삼성전자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74조6000억원, 영업이익 4조7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메모리와 파운드리 중심 고부가 제품 매출은 증가했으나, 환율 하락과 재고 자산 평가 충당금 등 일회성 요인으로 수익성은 전 분기보다 둔화됐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서버용 고대역폭 메모리(HBM3E), 고용량 DDR5 등 고성능 제품 수요 확대로 전 분기 대비 11% 증가한 27조9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데이터센터용 SSD 출하도 확대됐다.
그러나 메모리 사업의 재고 자산 평가 충당금과 파운드리의 대중 제재 영향에 따른 재고 충당 발생 등으로 영업이익은 0.4조원에 그쳤다. 시스템LSI는 GAA 공정을 적용한 SoC 공급으로 매출은 유지했지만, 첨단 제품 개발 비용 증가로 수익성은 제한됐다. 파운드리의 경우 주요 고객사 확대에 따른 매출 개선에도 불구하고 성숙 공정 라인 가동률 저하와 중국향 수출 제한 영향으로 실적 개선 폭은 제한적이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스마트폰 신모델 효과가 소멸되며 매출이 16% 감소한 43조6000억원으로 집계, 영업이익은 3조3000억원으로 1분기보다 1조4000억원 줄었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는 견조했고 리소스 효율화로 두 자릿수 수익성은 유지됐지만, 전반적인 스마트폰 수요 둔화와 TV 경쟁 심화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생활가전은 성수기 에어컨 수요와 AI 가전 중심의 제품군 강화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삼성디스플레이(SDC)는 스마트폰 신제품 수요와 IT·자동차용 중소형 패널 확대에 따라 매출이 개선, 고성능 QD-OLED 중심의 대형 디스플레이도 게이밍 시장 수요에 힘입어 판매가 늘었다. 하만은 오디오 제품 판매 호조와 전장 사업 비용 효율화로 매출 3조8000억원, 영업이익 5000억원을 올렸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달러 거래 비중이 높은 부품 사업 중심으로 약 5000억원 규모의 부정적 환 영향을 미쳤다. 일회성 충당금과 환율 변동성을 고려할 때 2분기 실적은 매출 유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면에서는 하향 조정된 흐름을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IT 수요 회복과 AI 중심의 산업 성장세를 기반으로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DS 부문에서는 HBM, DDR5, GDDR7 등 고대역폭 D램과 고용량 SSD 판매 확대를 통해 서버·AI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8세대 V낸드 전환을 가속할 계획이다. 시스템LSI는 차세대 엑시노스와 고화소 이미지센서 경쟁력 강화에 집중, 파운드리는 2나노 GAA 공정 기반 신제품 양산을 본격화한다.
모바일 부문은 갤럭시 Z 폴드7·플립7 등 폴더블 신제품과 S25 시리즈, AI 기능이 강화된 A시리즈를 통해 점유율 확대를 추진한다. 태블릿과 웨어러블, XR 헤드셋과 트라이폴드 등 혁신 제품도 연내 출시해 갤럭시 생태계를 확장할 예정이다. 생활가전은 냉난방공조 등 고부가 중심의 제품군 개편과 공급지 최적화를 통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한다. TV는 AI 기반 화질 개선 제품군으로 성수기 수요 대응에 나선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 효과로 중소형 패널 판매 확대가 기대되며 대형은 QD-OLED 중심의 라인업 보강을 통해 고성능 모니터 시장 확대에 집중할 방침이다. 하만은 관세 불확실성이 지속되지만, 오디오·전장 부문 성장을 통해 외형 확대를 노린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AI 기반 고부가 제품 중심의 성장 기조를 강화할 예정”이라며 “‘상저하고’ 실적 흐름을 실현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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