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설비가 급속히 확대되면서 재생에너지 특유의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한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역할도 확대되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하지만 ESS가 급속도로 보급되는 과정에서 운영 기술의 성숙도 등이 충분하지 못해 안전 문제가 붉어졌다.
특히 리튬이온배터리 화재 위험성이 크게 드러나면서 지난달까지 국내에서 총 58건의 ESS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전력공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지능형 배터리 열화관리 시스템(BiMS)이 ESS 산업의 안전 관리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기술로 주목받는다.
31일 업계 등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2014년 세계 최초로 전력망에 연계해 상업 운전하는 주파수 조정용 ESS를 시작으로 총 376메가와트(㎿) 규모의 ESS를 운영하고 있다.
ESS는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고 수요에 따라 방출함으로써 발전과 소비의 균형을 맞추는 장치로,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필수 요소로 꼽힌다.
하지만 ESS 화재 사고가 잇따르자 한전은 기존 제조사 중심의 배터리 관리시스템으로는 화재의 근본 원인인 배터리 셀 내부 단락·과충전·냉각시스템 결함 등 위험 요소를 사전에 파악해 열폭주 사고를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열폭주 현상은 열을 방출하는 속도를 초과해 열이 발생할 경우 급격한 온도 상승이 일어나는 것으로, 분리돼 있어야 할 배터리의 양극재와 음극재가 반응하는 '자기증폭루프' 반응이 원인으로 꼽힌다.
불고 수초 만에 열온도가 1000도 넘게 치솟는 열폭주 현상은 전기차 배터리 등 리튬이온배터리의 주요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한전은 제조사의 해결 방안을 기다리지 않고, 사용자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독자적인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한전이 개발한 BiMS 기술은 리튬이온배터리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진단하고, 화재 등 이상 징후를 사전에 탐지함으로써 ESS의 운영 안정성과 수명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솔루션이다.
BiMS는 크게 ▲배터리 관리 시스템 ▲열화 셀 검출 시스템 ▲배터리 수명예측 시스템 등 3가지 핵심 기능으로 구성된다.
BiMS에 구축된 배터리 모델은 ESS로부터 제공되는 전압·전류·온도 등 운전 데이터를 활용해 배터리 상태 및 스트레스 추정 결과를 도출한다.
Modbus 통신을 활용해 56MW급 ESS를 기준으로 약 15만셀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수집한 데이터는 별도의 서버에 저장된 뒤 배터리 열화 경향을 시각적으로 제공하는 데 활용된다.
특히 BiMS는 기존 자동제어 시스템에 영향을 주지 않고 독립적으로 설치·운영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때문에 기존 시스템의 안정성과 연동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운영자는 ESS 설비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고장 예측, 수명 추정, 유지보수 계획까지 독립적으로 수립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BiMS는 ESS의 특성상 단 하나의 배터리 이상으로도 설비 전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해 셀 단위로 이상이 의심되는 배터리의 위치와 열화도를 진단한다.
셀 단위에서의 이상 징후를 감지하는 이러한 세분화된 접근 방식은 연쇄적인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초기 문제를 식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15만개 단위의 배터리 열화 상태를 단시간 내에 측정함으로써 배터리의 출력 성능과 잔여 수명을 예측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운영자는 적시에 유지보수 및 교체 결정을 내릴 수 있고,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자산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BiMS 기술 사용자는 선제적인 화재 예방 및 안전성 강화 효과뿐 아니라 운영 효율성 증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BiMS가 배터리의 정확한 현재 상태와 열화 셀 분석 결과라는 두 가지 핵심 정보를 시각화해 제공하는 만큼 사용자의 직관적인 이해를 돕는다.
한전 관계자는 "BiMS는 ESS 산업의 신뢰도를 회복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견고한 기반을 제공하는 데 필수적인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ESS 산업이 단순한 에너지 저장 장치를 넘어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전력 시스템의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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