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토트넘홋스퍼가 지나치게 많은 윙어 옵션을 정리하는 작업 중이다. 그 중 자체육성 유망주 마이키 무어의 1군 활용가치가 높았으나, 오히려 적극적으로 임대를 보내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손흥민의 거취와도 관련이 있는 교통정리 작업이다.
이적시장 전문 기자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30일(한국시간) 토트넘 유망주 마이키 무어가 스코틀랜드 명문 레인저스로 1시즌 임대될 거라고 전했다. 상사될 가능성이 높은 협상이다. 완전이적 옵션 없는 단순 옵션이며 레인저스는 무어의 연봉만 앞으로 1시즌 동안 부담한다. 무어 본인도 원하고 있다.
무어는 지난 2024-2025시즌 본격적으로 토트넘 1군에서 활용되기 시작한 자체 육성 유망주다. 아직도 만 17세에 불과한 어린 나이다. 처음 1군에 올라왔을 때는 체력안배가 많이 필요한 오른쪽 윙어로 배치되곤 했는데, 더 편한 위치인 왼쪽 윙어로 이동했을 때 경기력이 살아나는 모습도 보였다. 동료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이 무어가 왼쪽 윙어로 뛰는 모습에 “우리 팀 왼쪽에 네이마르 있는 줄 알았다”라고 추겨세우기도 했다.
무어가 다른 윙어 유망주들보다 1군 잔류시 가치가 높았던 건 홈그로운 규정 때문이다. 무어는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 홈그로운 스쿼드 제도를 무시하고 유망주 쿼터로 투입할 수 있다. 토트넘에 유망주 윙어는 많지만, UCL 유망주 쿼터(B리스트)로 등록되려면 구단에서 연속 2년 이상 시간을 보냈어야 하는데 양민혁 등 새로 영입된 선수들은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무어는 UCL에서 로테이션 멤버로 활용하기에 요긴한 선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대로 내보내는 건, 당장 1군에서 줄 수 있는 출장시간이 지난 시즌보다 더 짧고 임대로 경험을 쌓아야 하는 시점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무어는 토트넘에서 만 15세 시즌 포함 3년을 보냈기 때문에 홈그로운 조건을 충족했다. 지금부터는 다른 팀에 갔다가 돌아와도 홈그로운 및 자체 육성선수(일명 팀그로운)로 두고두고 활용 가능하다.
윙어 자원 무어를 정리한 건 손흥민 이적 여부와도 관련이 있다. 토트넘은 현재까지 오른쪽 윙어 모하메드 쿠두스 한 명을 추가했고, 무어 이후에도 여러 어린 윙어들을 임대로 내보낼 생각으로 알려졌다. 알짜만 남기고 유망주들을 대거 임대 보내는 것이 토마스 프랑크 감독의 방향성으로 보인다. 앞으로 왼쪽 윙어를 많이 내보낸다면 손흥민이 잔류할 가능성은 점점 높아진다.
당장 다음 시즌은 토트넘 1군에서 자취를 감추겠지만, 자체 육성 유망주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무어가 기대만큼 성장한다면 손흥민의 뒤를 이어 왼쪽 윙어를 맡을 수 있다. 홈그로운 선수가 부족한 토트넘 입장에서는 낭만뿐 아니라 실리적으로도 애지중지해야 하는 선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손흥민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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