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이 처음으로 14억원을 돌파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간의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양극화 지표 역시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부동산 시장 내 자산 불균형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분위기다.
이날 30일 KB국민은행에서 발표한 ‘2025년 7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에 의하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14억 572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1.28% 상승한 수치로 역사상 첫 14억원 선을 돌파한 것이다.
불과 3개월 전이었던 지난 4월 평균 매매가가 13억원(13억2,965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매우 가파른 상승세라고 볼 수 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강남권인 11개 구의 평균 매매가는 17억 6,41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강북권 14개 구는 10억 364만원으로 조사돼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었다.
다만 강북권 아파트 평균가격이 10억원을 넘어선 것은 2022년 11월 이후 약 2년 8개월 만으로 이는 서울 전역에서 주택 가격 회복세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강력한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상승 폭은 다소 둔화된 상태다. 6월에는 평균 매매가가 전월 대비 1.43% 오르며 2021년 9월 이후 약 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7월에는 그 폭이 소폭 줄어든 모습이다.
이와 함께 주목할 만한 점은 가격 양극화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의 상승이다. 5분위 배율이란 전체 아파트를 가격 순으로 5등분해 상위 20%의 평균 매매가격을 하위 20%의 평균가로 나눈 지표다. 해당 수치가 클수록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 사이의 가격 차가 크다는 의미다.
양극화 심해지면 주거 사다리 붕괴 위험도 있어
7월 기준 전국 아파트의 5분위 배율은 12.0, 서울은 6.5로 집계되며 모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비싼 20%의 아파트가 가장 저렴한 20%보다 12배, 서울의 경우 6.5배 더 비싸다는 뜻으로 주택 가격 양극화가 매우 심각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두고 한국에서의 부동산이 단순한 가격 상승을 넘어 구조적인 문제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 아파트 평균가가 14억원을 돌파한 것은 고가 주택에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5분위 배율의 급등은 실질적인 자산 격차 확대를 의미한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흐름은 중저가 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가능성을 낮추고 주거 사다리 자체가 붕괴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심리적 박탈감이 확산되면 매수 심리 위축, 거래 감소 등으로 시장의 불균형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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