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이 주도해 2022년 인수한 화장품 용기업체 ‘연우’의 경영 성적표가 기대와는 달리 초라한 모습에 그치고 있다. 3,6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가 무색하게, 인수 이후 실적은 급전직하했으며 상장폐지 후에는 500억원 규모의 배당까지 실시해 업계 안팎의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콜마그룹 CI |
연우는 2021년 기준 매출 2,871억원, 영업이익 299억원으로 영업이익률 10%를 웃도는 중견기업이었다. 콜마그룹은 화장품 제조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2022년 4월, 연우 지분 55%를 약 2,814억원에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등을 통해 총 투자액은 3,600억원 규모에 달했다.
그러나 인수 후 연우의 실적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2022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5% 가까이 급감한 13억원에 불과했고, 2023년에는 사실상 0억원, 2024년에도 9억원으로 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애초 기대됐던 사업 시너지 효과는 실현되지 못하고 오히려 콜마그룹의 M&A 전략 실패 사례로 꼽히는 분위기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국콜마는 2024년 2월, 상장사였던 연우를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완전자회사화하며 상장폐지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외부 투자자와의 책임 관계가 사라진 반면, 실적 부진은 더욱 깊어졌다.
논란은 그 해 연말 단행된 대규모 배당에서 정점을 찍었다. 연우는 2024년 순이익이 바닥을 기는 상황에서도 단일 주주인 한국콜마에 무려 500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이는 연우가 보유한 유동자산(947억원)의 절반을 웃도는 수준이다. 2021년 당기순이익이 264억원일 당시 배당금이 20억원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경영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배당으로 업계는 입을 모아 비판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배당의 최종 수혜자가 지배구조상 콜마홀딩스, 그리고 콜마홀딩스 최대주주인 윤상현 부회장(지분율 31.75%)이라는 점이다. 자회사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 대주주가 거액 배당의 실익을 누리는 구조는 최근 개정된 상법의 ‘주주가치 제고’ 및 ‘책임경영’ 기조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적 악화로 상장폐지를 택하고, 이후 자회사에서 거액 배당을 수취하는 구조는 기업가치 훼손의 대표적인 사례”라며 “경영 실패를 은폐하고, 대주주 수익 극대화만 꾀하는 행태로 비춰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콜마그룹이 추진해온 윤상현 式 외형 확장 전략이 단순한 재조정 단계를 넘어, 전면적인 전략 전환과 지배구조 개편 없이는 투자자 신뢰 회복은 물론 지속 가능한 성장도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Copyright ⓒ 더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