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 한국 축구 대표팀 왼쪽 측면 수비수 이태석이 유럽 무대에 진출한다. 행선지는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명문 아우스트리아 빈이다.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측면 수비수로 발돋움한 그는 이제 생애 첫 유럽 무대 도전에 나선다.
이태석은 30일 아우스트리아 빈과 계약하기 위해 출국했다. 앞서 27일 대구FC 원정 경기서 교체 출전해 고별전을 치렀다. 30일에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팬들에게 직접 이별 인사를 전하며 “포항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태석은 FC서울 유소년팀(오산고) 출신으로 K리그 통산 123경기 2골 8도움을 기록했다.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친 그는 지난해부터 A대표팀에도 선발돼 왼쪽 풀백 자리를 꿰찼다. 2002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이을용(현 경남FC 감독)의 아들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포항 유니폼을 입은 그는 입단 6개월 만에 A대표팀에 승선하며 존재감을 증명했다.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 꾸준히 기회를 받은 그는 최근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에서도 주전 풀백으로 활약했다.
이태석의 유럽 도전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아직 유럽 경험이 없고, 탁월한 속도보다는 안정감과 성실함에 강점을 둔 유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한준희 쿠팡플레이 해설위원은 본지에 “완벽한 선수만이 유럽 무대를 노크하는 건 아니다. 완벽한 선수는 없다”고 전제하며 “이태석은 킥력, 오버래핑, 상대 패스 차단 능력 등에서 분명한 장점을 갖고 있다. 유럽에서 직접 부딪히며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태석은 아주 큰 리그로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담을 가질 필요 없다.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무대”라고 덧붙였다.
현영민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는 “이태석은 유럽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선수다. 강인한 체력과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는 이미 K리그에서 검증됐다”며 “언어 문제만 빠르게 극복하면 더 큰 도약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태석은 마지막까지 포항에 대한 깊은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별의 순간이 이렇게 급작스레 찾아올 줄 몰랐다. 제대로 인사도 드리지 못하고 떠나게 돼 마음이 무겁다”고 적었다. 이어 “최고의 선수는 아니었지만, 포항에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고 싶었다. 오스트리아에서도 포항 팬들의 자부심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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