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사고 대비 주요 선박 위치정보 전송 '무선표지설비' 설치 의무화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30일 오전 부산 앞바다 위로 노란색 물체 하나가 떠올랐다.
물에 빠진 선원 곁에 떠오른 이 물체는 비상위치지시용 무선표지설비(EPIRB).
침몰하는 선박을 뒤로 하고 선원이 바다에 뛰어들었을 당시 배에 붙어 있던 EPIRB가 바닷속에 잠겼다가 해상 위로 올라온 것이다.
바닷물이 닿으면서 EPIRB는 해양경찰청 상황실에 조난 신고와 함께 위치 정보를 알리는 신호를 보냈다.
이를 확인한 상황실은 중앙해양특수구조단을 현장에 급파했다.
다행히 해경은 EPIRB가 보낸 위치 정보에 따라 익수자가 있는 장소를 확인했고 무사히 그를 구조했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과 남해해양경찰청,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은 이날 오전 부산해경 부두에서 EPIRB가 작동한 긴급 상황을 가정해 익수자를 구조하는 훈련을 했다.
여름철 낚시객이 증가하고 국제 여객선 운항도 활발해지면서 해양 사고에 대비한 안전 설비의 중요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EPIRB는 긴급 상황 시 위치를 전송하는 무선 전파 송신기다.
현행법상 300t 이상의 국제항행 선박, 국제항해 여객선, 13명 이상 탑승하는 낚시어선, 연해구역 이상 항행하는 선박 등에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이 장비는 선박 외부에 붙어 있는데, 물에 잠기면 자동으로 활성화되는 원리다.
선박이 전복하거나 침몰해 EPIRB가 물속 아래로 가라앉으면 일정 수준의 수압을 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주파수로 당국에 조난 신호와 함께 GPS 기술을 이용해 정확한 위치 정보를 발송한다.
이후 EPIRB의 케이스와 본체가 분리되는데, 노란색 본체만 수면 위로 떠오른다.
해경 관계자는 "선박이 조난 상황에 부닥쳤을 때 수동 또는 자동으로 작동해 긴급 구조 요청을 할 수 있다"며 "바다에 빠진 사람을 구조해야 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EPIRB가 보낸 위치 정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조난 상황에서 제때 구조가 이뤄질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과 관계기관은 이날 오후 선박자동식별장치(AIS) 등 무선설비의 기술기준 준수 여부를 검사한 뒤 선체 구조, 안전설비 등 선박의 운항 안정성 전반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다.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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