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산양의 체세포를 초기 줄기세포로 되돌리는 연구가 성공해 앞으로 산양의 유전자 다양성 증진 및 개체 복원 활용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인 산양의 모근에서 채취한 체세포를 초기 줄기세포 상태인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로 되돌리는데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유도만능줄기세포란 특정 조직으로 자란 세포를 다양한 세포로 자라날 수 있도록 되돌린 줄기세포를 말한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2022년부터 진행 중인 ‘생물자원 동결보존 사업’의 일환으로 기후변화와 자연재해 등으로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는 산양의 유전자 다양성을 높여 안정적인 개체군 유지를 위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올해 6월 동결 보존한 산양의 모근세포에 역분화 유전자를 주입해 실험체의 세포 형태, 염색체, 줄기세포 표지인자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 실험체가 난자와 정자 등 생식세포를 포함해 다양한 세포로 분화가 가능한 유도만능줄기세포임을 확인했다.
주목할 점은 이번 연구에 사용된 산양에서 채취한 모근세포 중 유도만능줄기세포로 전환되는 비율은 27%로 2010년대부터 멸종위기 동물의 유도만능줄기세포 연구를 수행한 미국, 영국, 중국 등 주요국의 최대 유도율 20%보다 높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기술력이 세계적 수준임을 보여주는 결과이며 야생동물의 종별 특성에 맞춘 줄기세포 유도에 성공한 세계 12번째 사례이기도 하다.
또한 이번 성과는 단순한 줄기세포 유도 기술 확보를 넘어 ▲멸종위기 동물의 생식세포 유도 ▲개체 복원 ▲유전자 다양성 확보 등 생명공학 기술로서의 실질적 활용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연구 결과는 8월 중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투고될 예정이다.
유호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에 개발된 기술을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및 국립공원공단과 함께 산양 등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의 보전에 적극 활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산양은 강원도와 충청북도 월악산, 경상북도 주흘산, 설악산, 오대산, 태백산 일대, 비무장 지대 주변에 제한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가파른 바위가 있거나 다른 동물이 접근하기 어려운 험준한 산악 지대에 4~12마리가 작은 무리를 이루며 산다. 일생 동안 일정한 지역에서만 서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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