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이수민 기자 |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면세업계가 시내면세점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쇄신 작업에 들어섰다. 기존의 명품 공간을 푸드, 패션, 엔터테인먼트 등 K콘텐츠로 채우거나 이전과는 다른 고객 마케팅을 전개한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달라진 소비 트렌드와 거세지는 한류 열풍을 반영한 결과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 면세점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6.1% 감소한 1조525억원으로 나타났다. 그중 시내면세점의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7% 감소한 6517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같은기간 면세점 방문객 수는 6% 증가한 257만명이었다. 면세점 방문객 수에 비해 매출은 좀처럼 성적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이후 반등을 기대했던 면세업계가 여전히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여행이 단체관광에서 개별관광, 명품쇼핑에서 자유여행으로 전환되면서 악재로 작용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 시내면세점의 경우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성비 중심의 여행 소비패턴이 형성되면서 시내면세점 보다 올리브영, 다이소 등이 새로운 쇼핑 공간으로 떠올랐다. 2015년 6곳에서 2019년 13곳으로 늘어났던 시내면세점은 코로나19 시기 이후 하나둘 폐점 수순을 밟으면서 올해 신세계면세점 부산점, 현대면세점 동대문 폐점 등으로 7개점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명품 보다 최근의 K패션, K뷰티 등 K콘텐츠의 성장흐름을 지켜본 면세업계는 과감한 공간 리뉴얼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대표적으로 신세계면세점은 명동점에 40평대 '테이스트 오브 신세계'를 기획하고 1년 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이달 정식 오픈했다. 테이스트 오브 신세계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 좋은 불닭볶음면, 빙그레 바나나우유 등 K푸드를 슈퍼마켓, 팝업, 건기식, 디저트 등 총 4개의 존으로 구분해 판매하는 공간이다.
그 옆으로는 K팝 글로벌 팬을 겨냥한 '스페이스 오브 BTS' 매장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기존 8층에 있던 공간을 11층으로 확대 오픈하면서 팬 콘텐츠와 체험 요소를 강화했다. 국내 인기 캐릭터 카카오프렌즈, 잔망루피 굿즈 코너와 패션존도 마련됐다. 한 층 자체를 K콘텐츠로 구성해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잡겠다는 목적이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리뉴얼 오픈 첫 주 매출이 전주 대비 2배가량 뛰었다"라고 말했다.
K콘텐츠를 연계한 체험 상품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외국인 필수 관광코스인 '용리단길'에 위치한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국내 주요 외국인 전담 여행사들과 전략적 협업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중국 현지 아웃바운드 에이전트들과도 직접 소통 채널을 운영하며 관광객 유입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젊은 외국인 개별 여행객을 대상으로 K라이프스타일 코스를 구성하는 한편, 세븐럭 카지노와 아이파크몰, 호텔 등과 연계한 반나절 관광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실제로 주말 기준 외국인 방문객의 신라아이파크면세점 체류 시간은 전년 대비 약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롯데면세점 또한 올해 인바운드(방한 외국인 관광) 여행사와 함께 뷰티 클래스, K-콘텐츠 체험 등 쇼핑과 관광을 결합한 여행 상품을 개발하고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상권에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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