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말이는 누구나 한 번쯤 시도해 본 집밥 반찬이다. 만들기 쉬워 보이지만 의외로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표면이 갈라지고 속은 덜 익거나, 반대로 과하게 익어 마른 느낌이 나기 십상이다. 겹겹이 잘 말리지도 않고, 썰다 보면 부스러지거나 터지는 일도 많다.
반면 식당에서 나오는 계란말이는 윤기 나고 단면이 매끈하다. 찢어지지 않고 쫄깃하면서도 촉촉한 상태로 유지된다. 비결은 따로 있다. 계란에 감자전분을 아주 소량 넣는 것. 단 한 숟가락이 결정적이다.
감자전분이 바꾸는 식감
계란은 열을 받으면 단백질이 응고하면서 수분을 잃는다. 이때 수분이 빠르게 날아가면 계란이 퍽퍽해진다. 감자전분은 수분을 잡아주는 성질이 강하다. 계란물에 잘 풀어 넣으면 익는 동안 내부 수분이 젤 형태로 유지된다.
특히 감자전분은 옥수수전분보다 입자가 커서 점성이 높다. 그래서 계란 속에 얇은 젤 층이 형성되기 좋다. 이 젤 층이 계란 전체에 퍼지면서 속까지 부드럽고 촉촉한 조직을 만든다.
계란 단백질이 빠르게 응고되는 걸 전분이 막아주므로, 시간이 지나도 부드럽고 탄력 있는 상태를 유지한다. 말아서 조리하는 계란말이의 특성상 겹겹이 붙는 부분이 잘 갈라지거나 터질 수 있는데, 전분이 이 현상도 줄여준다.
식당 같은 단면과 촉촉함
식당 계란말이를 자르면 속이 단단하게 붙어 있으면서도 찰기 있게 떨어진다. 집에서 한 계란말이는 자르자마자 으깨지거나 부서지는 일이 많다. 이 차이는 감자전분이 단백질 응고 속도를 늦춰주기 때문이다. 익는 동안 계란 안의 수분과 단백질이 균형 있게 응고되며 형태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감자전분은 무맛이다. 별도의 향이나 맛을 남기지 않아 계란 본연의 고소함과 담백함을 그대로 살려준다. 동시에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는 듯한 질감이 살아난다. 고급 식당에서 느끼는 계란말이의 감촉이 이 원리에서 비롯된다.
이 방식은 계란말이뿐 아니라 달걀찜, 덮밥용 스크램블, 일본식 다마고야키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식감을 원할 때 전분 한 스푼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감자전분을 넣은 계란말이 황금 레시피
계란 5개를 넓은 볼에 깨서 넣고, 별도로 준비한 물 2스푼과 감자전분 1스푼을 섞어 걸쭉하게 만든다. 이 전분물을 계란에 넣고 잘 풀어준다. 비린 맛을 줄이기 위해 맛술 1스푼을 넣고, 쪽파 3줄기를 송송 썰어 넣는다. 간은 소금으로 살짝 한다.
팬을 중불로 예열하고 기름을 충분히 두른 뒤, 계란물을 조금씩 부어준다. 팬 전체에 다 붓지 않고 얇게 펼쳐야 한다. 계란이 익기 시작하면 표면이 말랑할 때 돌돌 말아준다. 말은 계란을 팬 가장자리로 옮기고, 다시 계란물을 부어 이어 말기를 반복한다. 이 과정을 계란물이 다 쓸 때까지 계속한다.
불 조절은 중요하다. 처음엔 중불, 말미엔 약불로 조리해야 겉이 타지 않고 고르게 익는다. 팬에서 '치익' 소리가 크게 나지 않을 정도의 온도가 적당하다.
완성된 계란말이는 식힌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썰면 된다. 썰었을 때 단면이 부서지지 않고 매끈하게 유지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냉장 보관을 해도 부드러움은 그대로
보통 집에서 만든 계란말이는 냉장 보관 후 마르거나 퍽퍽해지는 경우가 많다. 전분을 넣고 만든 계란말이는 내부에 수분 막이 생기기 때문에 냉장해도 촉촉함이 유지된다. 전자레인지에 데워도 수분이 빠르게 날아가지 않아 한결 부드럽다.
도시락 반찬으로 넣어도 질감이 유지되고, 아이들 간식이나 어르신 식사에 활용하기도 좋다. 전분 덕분에 따로 따뜻하게 먹지 않아도 퍽퍽하지 않기 때문이다.
계란말이 레시피 총정리
■ 요리 재료
계란 5개, 감자전분 1큰술, 물 2큰술, 맛술 1큰술, 소금 약간, 쪽파 3줄기, 식용유 적당량
■ 만드는 순서
1. 계란 5개를 볼에 넣고 풀어준다.
2. 다른 그릇에 감자전분 1큰술과 물 2큰술을 섞어 전분물을 만든다.
3. 전분물을 계란에 넣고 섞은 뒤, 맛술 1큰술과 송송 썬 쪽파, 소금을 넣는다.
4. 팬을 중불로 예열하고 기름을 넉넉히 두른다.
5. 계란물을 얇게 부어 표면이 말랑할 때 돌돌 만다.
6. 팬 가장자리로 밀고 다시 계란물을 부어 이어 말기를 반복한다.
7. 계란물이 다 끝날 때까지 반복한다.
8. 마지막은 약불로 조리해 겉을 익힌다.
9. 완성된 계란말이를 식혀서 썰어낸다.
■ 오늘의 레시피 팁
- 감자전분은 반드시 물에 잘 풀어서 넣어야 뭉치지 않는다.
- 불 조절이 핵심이다. 센불에서 조리하면 표면이 쉽게 갈라진다.
- 계란물을 너무 많이 붓지 말고, 얇게 부어야 말기 좋다.
- 썬 뒤 단면이 매끄럽게 유지되면 제대로 만든 것이다.
- 냉장해도 촉촉함이 유지돼 도시락 반찬으로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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