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태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9일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지난 17일 대법원 무죄 판결 이후 12일 만에 확인된 첫 외부 일정으로, 반도체 협력을 매개로 한미 관세 협상에 힘을 보탤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미국에서 주요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신사업 기회를 모색할 예정이다. 동시에 업계는 이번 방미가 이달 초 발효가 예고된 미 관세 부과를 앞둔 시점에서, 삼성의 미국 내 반도체 투자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포석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텍사스 오스틴에서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 중이며, 2030년까지 미 현지 반도체 생산 거점에 약 370억달러(한화 54조원 이상)를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테일러 공장에서 테슬라에 공급할 22조8000억원 규모의 차세대 AI칩 생산 계약이 전날 체결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의 미국 내 반도체 투자 확대는 한국 반도체 전반에 대한 관세 압박을 완화할 유인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165억달러 수치는 단지 최소액이다. 실제 생산량은 몇 배 더 높을 것 같다”며 “이 전략적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대법 판결 이후 별다른 공개 일정을 잡지 않다가 지난 24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비공개 만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 자리에서 대미 투자 및 관세 대응 전략이 논의됐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당초 이 회장이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열리는 구글 캠프에 참석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첫 해외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을 택한 점도 주목된다.
재계에서는 최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도 미국을 방문하며 한미 관세 협상 대응에 기업 총수들이 직접 나서는 모습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조선 산업 협력 프로젝트인 ‘MASGA’ 구체화를 위해 협상단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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