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최주원 기자】 이재명 정부가 ‘국가 주권형 인공지능’(소버린 AI) 구축을 위해 인공지능 컴퓨팅 인프라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핵심 부품인 그래픽 처리 장치(GPU) 1만3000여 장을 민관 협력을 통해 확보하며 국내 AI 기술 자립과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 따르면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으로 추진하는 GPU 확보 사업의 참여 사업자로 네이버클라우드와 NHN클라우드, 카카오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들 사업자와 협력해 확보되는 GPU는 총 1만3136장으로 엔비디아(NVIDIA)의 최신 제품인 B200과 H200으로 구성됐다.
과기부 관계자는 “이번 GPU 확보 사업은 국내 AI 연구 역량 강화와 함께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대학 등이 고성능 컴퓨팅 자원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대규모 AI 모델 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활용분으로는 B200 8160장, H200 2296장 등 총 1만장이 넘는 GPU가 집적된다. 이들은 고성능 클러스터로 구축돼 대규모 인공지능 학습과 서비스 개발에 활용된다. 특히 B200 510노드(4080장)와 B200 255노드(2040장), H200 255노드(2040장) 등으로 구성된 클러스터는 방대한 AI 워크로드에 대응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된다.
세부적으로 네이버클라우드는 H200 GPU 3056장을 전량 확보한다. 이 중 2296장은 정부가 활용할 자원으로 255노드(2040장), 32노드(256장) 형태로 클러스터링돼 연내 산학연에 지원될 예정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연내 안정적인 GPU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NHN클라우드는 총 7656장의 B200 GPU를 수냉 방식으로 확보해 친환경·고효율 AI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정부 활용분은 6120장으로 B200 510노드(4080장), 255노드(2040장)로 구성된다. NHN클라우드는 내년 1월 시범 운영에 들어가 3월 중순 정식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NHN클라우드 관계자는 “이번 사업 선정은 아시아 최초로 최신 GPU를 도입해 국가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GPUaaS(서비스형 GPU)를 운영한 경험이 인정받은 결과”라며 “국내 대표 CSP로서 과기부와 NIPA가 추진하는 국가적 AI 인프라 확장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B200 GPU 2424장을 확보해 효율적 인프라 운영에 중점을 둔다. 이 중 2040장은 B200 255노드 형태로 정부가 활용하며 연내 시험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민관 협력의 성과가 GPU 공급난 속에서 국내 AI 생태계에 전환점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국내 AI 기술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 중 하나가 GPU 인프라 부족”이라며 “이번 정부 주도 사업은 실질적 해결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참여 기업들은 확보한 GPU 중 일부를 자체 활용에 투입하는 한편, 산학연에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거나 자체 AI 개발 고도화에 사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국내 AI 생태계 성장을 위한 추가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과기부도 ‘GPU 통합 지원 온라인 플랫폼’ 구축을 추진 중이다.
전문가들은 AI 시대에 GPU 등 고성능 인프라와 함께 각국의 철학적·문화적 정체성이 반영된 ‘소버린 AI’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AI를 단순한 기술 도구를 넘어 진리 탐구의 수단으로 인식하고, 모든 국민이 AI 개발과 활용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얘기다.
단국대 공과대학 구법모 교수는 “각국의 고유한 정체성을 담은 소버린 AI 개발은 국가 아이덴티티와 직결되는 중요한 과제”라며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국민 주권 개념과 연계해 AI를 개인의 성장과 공동체 발전에 활용할 수 있는 철학적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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