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최근 1년간 한국의 50대 그룹 내에서 1조원 상당의 지분 변동이 발생하며 경영권 승계와 소유구조 재편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의 분석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상위 50개 그룹 중 36곳에서 작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총 9,783억원 규모의 상속 및 증여가 이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두드러진 사례는 한화그룹이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 4월 ㈜한화 보통주 848만8천970주를 세 아들에게 증여하면서, 세 형제의 ㈜한화에 대한 지배력은 18.8%에서 42.8%로 증가했다. 이는 김 회장이 자녀들에게 기업 경영권을 넘기기 위한 전략적인 결정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에서도 이명희 총괄회장이 본인이 보유한 ㈜신세계 지분 전량을 딸 정유경 회장에게 증여하여 경영권 승계를 완료했다. 이로 인해 정 회장의 ㈜신세계 지분율은 29.2%로 높아졌다.
또한, 효성그룹에서는 고 조석래 명예회장의 잔여 재산 상속이 마무리되면서 가족 간 지분 정리가 이루어졌다. 송광자 여사는 공덕개발㈜ 주식 490억원어치를 상속받았으며,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도 다수의 계열사 주식을 상속받았다.
LX그룹의 구본준 회장은 ㈜LG 주식 157만3천주를 장남 구형모 LX MDI 사장에게 증여했으나, ㈜LG 주가 하락을 고려해 두 차례 증여를 취소하기도 했다.
한편, 정몽진 KCC 회장과 동생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간에는 형제간 교차 증여가 있었다. 정몽진 회장은 동생의 가족에게, 정몽익 회장은 형의 자녀에게 주식을 증여하며 지배구조를 재편했다.
주식 매수 분야에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그는 어머니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하던 ㈜이마트 지분 전량을 사재를 투입해 매수했다. 이는 정 회장이 그룹 내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외에도 넥슨의 유정현 NXC 의장의 두 딸은 각각 1,650억원을 투자하여 유한책임회사 '와이즈키즈'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효성그룹의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 역시 서로의 보유 지분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소유구조를 정비했다.
이러한 지분 변동은 경영권 승계와 함께 기업 지배구조의 안정성을 높이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각 그룹이 미래 경영 환경에 대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주식 거래를 넘어 기업의 장기적 비전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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