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벨리온, 삼성에서 투자 유치…상장 전 최대 2880억 조달 목표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삼성전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리벨리온즈는 이번 투자를 포함해 최대 2억달러(약 288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신성규 리벨리온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1억5000만~2억달러(2040억~2880억원)규모의 시리즈 투자 라운드를 진행 중이며, 삼성전자의 투자가 포함됐다”고 밝혔다. 삼성의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리벨리온은 AI 학습보다는 추론에 특화된 반도체 칩을 설계·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AI 반도체 스타트업 사피온과 합병하면서 몸집을 키웠고 리벨리온즈는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지금까지 유치한 누적 투자액은 약 2억2000만달러(3055억원)에 달한다.

신 CFO는 “기존 투자자뿐 아니라 국내외 다양한 투자자들과 협의 중”이라며 “투자 라운드가 마무리되는 대로 상장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리벨리온즈는 SK하이닉스, SK텔레콤, KT, 사우디 아람코 등 굵직한 투자자들을 확보하고 있다.

리벨리온는 현재 삼성전자와 협력해 2세대 칩 ‘리벨(Rebel)’을 개발 중이며, 해당 칩 4개를 묶은 제품 ‘리벨 쿼드(Rebel-Quad)’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해당 칩은 삼성전자가 최첨단 4나노미터(nm) 공정으로 시험제작하고 있다. 향후 양산 계획도 있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칩의 초기 테스트 결과가 매우 유망하다”며 “삼성의 투자 결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리벨리온즈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탑재한 칩도 설계 중이다. 다만 현재 공급업체는 결정되지 않았다.

CNBC는 리벨리온의 도약이 삼성에게도 전략적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에 한참 뒤져진 상황에서 리벨리온이 대형 고객층을 확보하는 것은 삼성으로서도 안정적인 신규고객사를 확보하는 셈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