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박선웅 기자 = 파울루 벤투 감독이 중국 대표팀의 차기 감독 후보로 거론됐지만, 현지에서는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중국 매체 '소후 닷컴'은 29일(이하 한국시간) "최근 중국축구협회(CFA)는 대표팀 차기 감독 선임 문제를 놓고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그러던 중 벤투 감독이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다"라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 감독직은 공석 상태다. CFA는 지난 6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브란코 이반코비치는 더 이상 중국 대표팀의 감독이 아니다"라며 경질을 발표했다. 이유는 분명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기 때문. 중국은 C조에 속해 3승 7패를 기록하며 최종 5위에 머물렀다. 이로써 23년 연속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됐다.
최근 2025 동사이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은 임시 감독 체제로 진행됐다. 당시 U-20 대표팀 감독이었던 데얀 유르제비치가 성인 대표팀을 이끌었지만, 경기력은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결국 최종 성적 1승 2패를 기록하며 3위로 마무리했다.
애당초 유르제비치 감독이 성인 대표팀 지휘봉을 맡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매체는 17일 "유르제비치는 정식 감독이 될 가능성이 없다. 그의 주 임무는 여전히 U-20 대표팀을 꾸리는 것이다. 성인 대표팀 감독직은 여전히 미정이다. 계속해서 후보를 찾고 있지만 리그가 종료된 이후에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최근 벤투 감독이 물망에 올랐다는 소식이 나왔으나 이 역시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벤투가 직접 사석에서 중국 대표팀을 맡을 의향이 없다며 확실히 선을 그은 상태다. 특히 중국 선수들이 형편 없었다는 발언까지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도 벤투 감독을 선호하지 않고 있다. 매체는 "벤투 감독은 아시아 무대에서 여러 차례 감독 경험을 쌓았지만, 이전의 지도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중국 슈퍼리그 충칭 리판 감독 시절엔 단 6개월만에 중도 사임했다. 그 당시 성적은 리그 13위에 그쳤다. 한국 대표팀에서는 4년 동안 아시안컵 8강이 최고 성적이었다. 아랍에미리트(UAE) 대표팀에서는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남겼다"라고 지적했다.
전술을 걸고 넘어졌다. 매체는 "전술적인 부분에서도 의문이 존재한다. 벤투 감독은 충칭 시절부터 고강도 압박 전술을 선호했다. 하지만 이를 이끌어가기엔 선수들의 체력적 역량이 턱없이 부족했다. 지금의 중국 대표팀 역시 당시와 체력 수준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에 같은 스타일을 고수한다면 실패 가능성도 크다"라고 주장했다.
연봉을 맞춰줄 형편이 되지 못한다. 매체는 "벤투 감독은 UAE 대표팀을 떠난 뒤, 연봉으로 800만 유로(약 128억 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축구협회의 재정 상황을 감안할 때, 이는 현실성 없는 조건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라고 알렸다.
이어 "그동안 중국축구협회는 감독 선임에서 '시작은 기대, 끝은 실망'이라는 악순환을 반복해왔다. 여러 이름값 있는 외국인 감독을 선임했지만 결국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벤투 감독이 부임한다고 해도 결과가 크게 달라질 거라는 보장은 없다. 단기적인 성과는 낼 수 있어도 월드컵 예선에서 일본, 한국, 이란 등 강호들과 맞붙으면 현실은 여전히 냉혹할 수밖에 없다. 지금 필요한 건 누가 오느냐가 아니라 기반을 어떻게 다지느냐다"라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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