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경기아트센터가 ‘조직 리디자인’을 선언했지만, 내부 비위와 인사 논란이 잇따르며 도민과 예술계의 신뢰를 송두리째 잃고 있다. 말뿐인 혁신 선언 속에 '비윤리적 조직'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쓰는 형국이다.
지난 23일 경기아트센터는 김상회 사장 주재로 ‘미디어데이’를 열고 조직 개편과 콘텐츠 혁신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김 사장은 “ESG 경영과 수평적 조직문화를 통해 미래지향적 예술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발표된 화려한 비저노가 달리 내부는 여전히 구태의연한 비위와 비윤리적 행토로 얼룩져 있다.
경기아트센터는 불과 수개월 전인 올해 2월, 경기도 종합감사에서 25건이 넘는 비위 행위가 적발됐다. 금품 수수와 부당 업무 지시, 이해충돌 등으로 징계 13명, 훈계 21명, 환수조치까지 내려졌지만, 이와 관련한 조직적 반성이나 공식 입장은 지금껏 나오지 않았다. 혁신을 말하면서도 자성의 목소리는 외면한 것이다.
논란의 정점은 ‘인사’에서 터졌다. 경기아트센터는 최근 다수의 전과 이력을 가진 인사를 감사실장에 임명했다. 비윤리를 감시해야 할 감사 부서 수장 자리에 비윤리적 인물을 앉힌 셈이다.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경기아트센터지부는 “조직 개편의 진정성을 스스로 무너뜨린 결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내부 직원들의 반응도 싸늘하다. 한 직원은 “이건 리디자인이 아니라 리터치(덧칠)에 불과하다”며 “부패와 갑질, 무능이 반복돼 온 구조는 그대로 둔 채 외형만 바꾸려는 기만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사실 경기아트센터의 비위 적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3년에도 유사한 비위 행위가 감사에서 드러났고, 1년 만에 같은 문제가 반복되면서 윤리 통제 시스템이 사실상 마비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직장 내 인권 문제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 지난해 특정 간부가 직원들에게 사적 지시를 내린 사실이 외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제보되자, 이를 내부 이메일로 전 직원에게 공개하며 ‘제보자 색출 시도’라는 비판까지 받았다. 하지만 피해자 보호 조치는 끝내 이뤄지지 않았고, 감사 결과 역시 흐지부지됐다.
한 문화계 인사는 “이런 상태에서 ‘콘텐츠 혁신’을 외친다는 건 껍데기만 바꾸는 것에 불과하다”며 “경기아트센터가 공공기관으로서의 자격을 유지할 수 있는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일침을 놨다.
경기아트센터는 하반기 ▲런던 필하모닉 초청 공연 ▲K-콘텐츠 페스티벌 ▲광복 80주년 기념공연 등 대형 행사를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내부 운영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상태에서 이들 행사의 공공성조차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화정책 전문가 A씨는 “지금 경기아트센터가 리디자인해야 할 대상은 공연 무대가 아니라 내부 시스템”이라며 “투명성과 윤리성이 결여된 조직 개편은 결국 기관의 신뢰만 무너뜨리는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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