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쿠폰 사용하려고 4시간 이동까지…“농어촌 사용처 확대해야”

지난 26일 서울에 위치한 한 상점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관련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내수 침체 등으로 위축된 소비심리와 경기 회복을 위해 실시된 민생회복 소비쿠폰(이하 소비쿠폰)이 섬을 포함한 일부 농어촌 지역에서는 현실과 현장을 무시한 채 사용에 한계가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국회의원(영암·무안·신안)이 농업혐동조합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있는 하나로마트는 전체 2208개 중 5% 수준인 121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20일 행정안전부가 ‘지역사랑상품권 운영 지침’으로 유사 업종이 없는 면 지역의 하나로마트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소비쿠폰은 경제활동 및 소비활동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국민 생활 안정을 목적으로 추진된 것으로, 행정안전부의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이 반영된 주요 사업이다.

추진 당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심의에서 인프라가 열악한 읍·면 지역의 사용 소비처 확대 방안을 검토하라는 부대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행정안전부는 2차 추경안 부대 의견이었던 읍·면 지역 소비처 확대 미반영에 대한 소극 행정 관련 지적이 나오자 “소비처 확대를 검토 중이다”고 입장을 내놨지만 농어촌 지역 주민들의 소비쿠폰 활용 불편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전남 신안군의 경우 14개 읍·면 중 과일 상점은 전무했다. 일부 섬 지역은 하나로마트 외에 편의점·마트 등이 운영되고 있지만 판매 품목이 제한적이어서 4시간가량 여객선으로 이동 후 다시 버스를 이용해 구매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 의원은 “정부가 소비 활성화 및 소상공인 매출 증진을 위해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했으나 정작 농어촌 지역의 소비쿠폰 사용처 확대 방안에 대해서는 세심하게 고려하지 않아 고령의 어르신들이 일상에 필요한 용품을 구입하기 위해 40도(℃)를 육박하는 폭염에 무방비 상태로 몇 시간을 이동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행정안전부는 국회 부대 의견을 조속히 검토해 인프라가 부족한 읍·면 지역 등 농어촌 지역의 주민들이 쿠폰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소비쿠폰 예상 지급 대상자의 78.4%인 약 3967만 명이 신청하고 약 7조1200억원이 지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