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한미 간 조선산업 협력과 관세 협상 지원을 위해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재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도하는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 논의에 직접 참여하기 위해 미국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 조선사의 미국 현지 투자와 기술 이전을 통해 미국 조선업을 재건하겠다는 구상을 담고 있다.
마스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표 슬로건 ‘마가(MAGA)’에 ‘Shipbuilding’을 더한 용어로,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의 회동에서 공식 제안했다. 당시 미국 측은 해당 제안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은 이번 프로젝트의 민간 파트너로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한화는 올해 초 약 1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한화필리조선소(한화필리십야드)’를 인수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산업부에 조선소 추가 투자, 기술 이전, 현지 인력 양성 등을 제안했다.
이번 방미는 이 같은 민관 협력 구상의 실질화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화는 프로젝트 일환으로 계열사인 한화해운을 통해 한화필리조선소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 계약을 체결하고, 한화오션과 하청 방식으로 선박을 공동 건조하기로 했다. 계약 규모는 약 3,480억원이며, 추가 1척에 대한 옵션도 포함됐다.
이는 미국 연방정부가 2029년부터 미국산 LNG 수출 시 미국 국적 선박 사용을 의무화할 예정인 가운데,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화오션은 고도화된 국내 조선 기술을 한화필리조선소에 단계적으로 이양할 계획이다. 거제사업장을 중심으로 LNG운반선의 핵심 공정이 진행되며, 한화필리조선소는 미국 해양경비대(USCG)의 규정과 해양 안전 기준에 맞는 인증을 담당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한화필리조선소의 고부가가치 선박 역량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한화오션의 글로벌 기술력을 미국 조선업에 접목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 미국 측에 수십조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포함한 마스가 프로젝트의 패키지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부회장의 현지 행보는 한미 양국의 협상 테이블에 민간 신뢰를 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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