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ETF 승인 1년6개월 후···기관은 코인을 어떻게 바꿔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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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ETF 승인 1년6개월 후···기관은 코인을 어떻게 바꿔놨나

한스경제 2025-07-29 14:47: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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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글로벌 ETF 시장에서 가상자산 관련 테마 ETF가 압도적인 강세를 보였다. / 사진=챗지피티
6월 글로벌 ETF 시장에서 가상자산 관련 테마 ETF가 압도적인 강세를 보였다. / 사진=챗지피티

| 한스경제=전시현 기자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한 지 1년 6개월이 지났다. '코인은 투기 아닌 자산'이라는 말을 설득력 있게 만든 결정적 장면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정식 승인한 그날이었다. 1년 6개월이 흐른 지금, 기관 투자자들의 등장은 비트코인 시장의 구조를 근본부터 바꿔놓았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 2024년 1월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한 이후 누적 순자금 유입 규모가 493억달러(약 719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올해에만 138억달러가 신규 유입됐으며, 최근 3거래일 연속 2,185억원의 자금이 몰리는 등 기관투자가의 유입세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상장지수상품(ETP) 시장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12월 152억달러에 머물렀던 운용자산이 2024년 1분기 말에는 829억달러로 무려 445% 급증했다. 현재 미국 시장이 전체 거래량의 95.2%를 차지하며, 글로벌 가상자산 ETF 시장을 압도적으로 주도하는 모습이다.

◆ 개인 투자자 중심이던 암호화폐 시장에 대학·국부펀드까지 진출

양적 팽창보다 더욱 주목할 만한 것은 '돈의 주인'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헤지펀드 등 일부 기관투자자에 국한됐던 비트코인 투자가 이제 대학 기금과 국부펀드까지 확산되고 있다. 미국 브라운대를 비롯해 에모리대, 오스틴 텍사스대 등 주요 대학들이 자체 기금으로 비트코인 ETF에 투자하고 있다.

아부다비의 무바달라 국부펀드와 같은 중동계 초대형 자금들도 비트코인 ETF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이는 비트코인이 기존 투기 자산에서 제도권 투자 자산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은행 소속 김재환 변호사는 "금융시장 내 다양한 기관투자자가 비트코인 ETF에 대한 투자를 개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기관 자금 유입은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을 줄이고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김재환 변호사는 "ETF 자금은 통상 5~10년의 유입 기간을 거치며 지금은 본격적인 기관 자본 유입의 초기 단계"라고 평가했으며, "ETF로 유입된 자금 대부분이 '단기 차익'이 아닌 '장기 보유 목적'이기 때문에, 기존의 변동성 장세보다 시장 안정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흥미로운 점은 ETF로 기관이 대거 유입됐음에도 개인 투자자들의 체감 온도는 차갑다는 데 있다. 실제로 한국·일본·대만 등 아시아 시장에서는 ETF 상장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량은 오히려 16%가량 줄었다.

이는 비트코인의 공정 가치가 기관 간 경쟁에 의해 프리미엄 없이 평준화됐으며, 과거처럼 갑작스러운 급등이 없는 대신 점진적 상승과 조정이 반복되는 시장이 돼버렸다는 게 지배적 의견이다.

◆ 디지털 커스터디 사업에 이어 파생상품 한층 정교해져

기관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시장 진입은 무엇보다 보관(커스터디) 인프라의 획기적 변화를 가져왔다. 골드만삭스는 2021년 3월 가상자산 트레이딩 데스크를 출범한 데 이어 기관 투자자들을 위한 디지털자산 트레이딩 및 커스터디 서비스를 본격 확장하고 있다.

세계 최대 수탁은행인 BNY멜론도 2021년부터 올해 하반기 디지털 커스터디 사업을 시작하며 가상자산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본격 지원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금융자산의 보관 및 관리 업무를 제공하는 BNY멜론은 최근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7조1000억 달러 규모의 머니마켓펀드 시장을 디지털 토큰화하는 프로젝트까지 추진 중이다.

이같은 월가 중심의 커스터디 체계 강화는 비트코인이 더 이상 '해킹 위험이 큰 투기 자산'이 아닌 '기관급 보안 수준을 갖춘 투자 자산'으로 인식 전환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디지털 자산 전용 보험 시스템도 함께 확대되면서 기관들의 우려를 상당 부분 해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비트코인 ETF 승인과 함께 파생상품 생태계도 급속히 발달했다. ETF와 연계된 선물, 옵션, 커버드콜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비트코인 파생시장의 구조가 한층 정교해졌다. SEC는 지난해 11월 주요 비트코인 ETF들의 옵션거래를 승인했고, 이는 개인투자자와 연금 투자자를 넘어 기관투자자들까지도 비트코인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확대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기관이 더 이상 ‘단순 매수자’에서 옵션과 같은 파생상품을 통해 시장의 변동성을 팔아 수익을 내는, 이른바 '변동성 매도자'로 변모했다. 이는 개별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방어하는 수단을 넘어, 시장 전체의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코빗 리서치에 따르면 일부 해외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ETF 옵션 출시의 파급효과로 비트코인의 변동성 감소, 비트코인 담보 대출 촉진, 선물 베이시스의 하락 등을 예측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 도입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위원회는 미국 SEC의 승인 직후인 지난해 1월 15일 "비트코인 현물 ETF의 발행이나 해외 비트코인 현물 ETF를 국내 금융기관이 중개하는 행위가 기존 가상자산에 관한 정부 입장과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서령 한국블록체인기업진흥협회장은 "글로벌 주요국들이 비트코인 ETF와 같은 가상자산 상품을 도입해 제도권 투자 경로를 확장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관련 법적 및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트코인 ETF의 출시는 한국 금융시장에서 큰 전환점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증권사에서 가상화폐 거래를 전면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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