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만약 손흥민이 새로운 무대를 경험하겠다고 마음을 먹더라도, 이 거래가 성사되려면 다니엘 레비 토트넘홋스퍼 회장의 ‘역대급 쿨거래’가 필요하다.
손흥민의 이적 여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의 뜨거운 화제 중 하나다. 33세 손흥민과 소속팀 토트넘은 빅 클럽이 엄청난 돈을 퍼부어 영입하는 선수들에 비해 규모가 작은 이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PL에서 활약하며 득점왕을 한 번 차지했고, 토트넘의 무관 저주를 풀어내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안긴 ‘레전드’가 다음 시즌에도 리그에 남을지는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최근 ‘기브미 스포츠’는 손흥민의 유력한 행선지로 꼽히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구단 LAFC가 선수측과 거래에서 진전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런데 여기서 유럽구단 이적과 똑같이 생각할 수 없는 점은 MLS의 여름 이적시장이 짧다는 것이다. 24일 열린 MLS 이적시장은 8월 22일 닫힌다. MLS는 추춘제가 아니라 한국 프로축구, 프로야구처럼 봄에 시작해 가을에 끝난다. 그래서 그 사이에 있는 여름 이적시장은 상대적으로 짧게 진행되는 추가 등록기간이다. 유럽 축구로 치면 1월 이적시장이 짧은 것과 비슷하다.
현지 뉴스들이 입을 모아 전망하는대로 토트넘이 투어 끝까지 손흥민의 거취에 대해 다루지 않다가 런던으로 돌아가고 나서야 논의를 시작한다면, 그 시점은 빨라도 8월 5일이다. MLS 이적시장이 끝나는 날짜까지 단 17일이 남는다. 보름 남짓한 시간은 이적을 빠르게 진행하기에는 넉넉하지만, 이적료 등 조건에 대해 줄다리기를 하기 시작하면 상당히 촉박한 시간이다.
레비 토트넘 회장이라고 해서 모든 거래에 다 끈질기게 굴었던 건 아니지만, 특히 선수를 팔 때 한 푼이라도 더 받으려고 이적시장이 끝나갈 때까지 협상을 이어간 사례가 유독 많다. 이적료를 조금이라도 올리거나 옵션 조항을 유리하게 만드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한 푼이라도 더 버는 게 토트넘 스타일이다. 그런데 MLS 구단들의 이적료 씀씀이가 요즘 늘어났다 해도 유럽에 비하면 부족하다. 협상이 순조로울거라는 보장이 없다.
또 한 가지 변수는 구단에서 토트넘의 의사를 존중해 이적료 협상을 빠르게 끝냈는데, 토마스 프랑크 감독이 대체자 영입을 전제조건으로 들 가능성이다. 현재 토트넘의 왼쪽 윙어는 손흥민이 떠날 경우 완벽한 주전이 없다. 몸값을 볼 때 가장 주전에 가까운 선수는 올여름 완전영입되면서 임대료와 이적료를 포함해 4,500만 유로(약 726억 원) 몸값을 기록한 마티스 텔이다. 그러나 20세 텔은 아직 성장이 더 필요한 유망주지, 완성된 선수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지난 시즌 막판 유로파리그 4강과 결승 등 중요한 경기에서 손흥민이 부상으로 빠져 있는데도 텔이 아니라 스트라이커 자원 히샤를리송이 왼쪽 윙어로 나왔을 정도였다.
그밖에 왼쪽 윙어를 자연스럽게 소화할 수 있는 1군 자원으로는 더 어린 유망주 마이키 무어가 있긴 하지만 역시 임대 가능성이 거론된다. 마노르 솔로몬, 브레넌 존슨, 윌송 오도베르, 양민혁 등 윙어 대부분이 오른쪽 윙어를 더 선호하기도 하고, 존슨을 제외하면 주전으로 뛴 적 없는 선수들이다.
결국 프랑크 감독이 ‘대체자 영입시에만 손흥민을 보내준다’는 입장을 취할 경우, 여기 필요한 시간이 더욱 부족해진다. 이적 마감시한을 넘겨버려 무산되는 건 유럽 이적시장에서 매년 몇 건씩 등장하는 촌극이다.
손흥민의 의사가 가장 우선이지만, 만약 그 의사가 MLS행일 경우 토트넘과 프랑크 감독이 ‘전폭적 협조’를 해야만 성사될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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