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강원 춘천시 자원순환센터 트럭에서 딱새가 둥지를 틀고 새끼를 부화시켜 눈길을 끌고 있다.
폭염의 날씨에도 부지런히 먹잇감을 주는 어미 새의 모정도 감동이지만, 딱새를 향한 시 공무원들의 따뜻한 배려가 더해져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딱새가 이곳에 둥지를 튼 시점은 지난달 말께로 추정된다.
센터 직원들은 해당 차량을 점검하던 중 운전석 발판 근처에 새들이 날아드는 모습을 발견했다.
이에 직원들이 확인한 결과 나뭇가지와 풀잎, 비닐 조각 등으로 엮은 작은 둥지 안에 딱새가 알을 품고 있었다.
다행히 이 트럭은 자원순환센터에 예비용으로 비치된 차량이어서 새끼가 둥지를 떠날 때까지 운행을 중단하고 정성껏 보호하기로 했다.
생명의 안식처가 된 트럭 안에서 새끼들이 지내는 동안 직원들은 혹시나 물이 부족하지 않을까 염려해 음료수 병뚜껑에 물을 담아 제공하는 등 세심하게 보살폈다.
처음 부화한 새끼는 4마리였지만, 현재는 2마리만 남아 있는 상태다.
한 직원은 "보통 새는 사람의 손이 닿거나 환경이 달라지면 둥지를 포기하기도 하는데 이 딱새는 끝까지 둥지를 지키며 새끼를 키우고 있다"며 "이 작은 생명이 무사히 성장해 하늘로 날아오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춘천시는 어린 딱새들이 모두 둥지를 떠난 이후 차량을 깨끗이 청소하고 안전 점검을 거쳐 다시 운행할 예정이다.
춘천시 관계자는 29일 "둥지를 발견했을 당시 이미 딱새가 알을 품고 있었고, 며칠 뒤 새끼가 부화한 것을 확인했다"며 "다행히 해당 차량이 자주 쓰이지 않는 예비차량이어서, 새끼들이 모두 떠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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